자원개발 투자 늘려온 중국·일본처럼
자원공기업 중복조직 통폐합해
규모의 경제로 수익구조 확보해야

강천구 <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
한국보다 에너지안보지수가 훨씬 높은 일본이나 중국은 고(高)유가, 고자원가격 시기에도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를 늘려 왔다. 한국이 해외 자원개발에서 뒷걸음질해온 것과는 반대 행보다. 우리와 비슷한 자원 빈국인 일본은 경제산업성의 위탁을 받은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자원개발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JOGMEC는 작년 말 기준 세계 18개국에서 26개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세계 19개 프로젝트에 직접투자, 융자, 신용보증 등 방식으로 일본 민간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JOGMEC의 자본금은 8938억엔(약 8조8461억원)이며, 올해 예산은 1조7867억엔(약 17조6833억원), 직원 수는 567명이다.

일본 정부는 2004년 2월 설립한 JOGMEC를 2012년 8월 독립행정법인으로 하는 ‘JOGMEC 설치법’을 개정하고 석유와 가스 업무를 해온 석유공단의 기능과 비철금속 및 광물자원 개발 일을 해온 금속광업사업단의 기능을 통합시켜 글로벌 자원전쟁에 대처해왔다.

지난달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민영화를 통해 국유기업 개혁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첫 사례가 랴오닝성의 국유기업인 둥베이특수강의 경영권을 민간 철강기업인 장쑤사강에 넘겼다는 것이다. FT는 “중국 정부가 민영화 방식으로 부실 국유기업 정리에 나선 첫 사례”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국유기업 간 합병에 주력해왔다. 지분 일부를 민간에 매각해 경영 효율을 높이는 ‘혼합소유제’를 도입해 국유기업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자원개발 공기업 3사의 법정자본금과 임직원(무기계약직 포함) 현황을 보면 한국석유공사는 자본금 13조원에 임직원 1430명, 한국가스공사는 자본금 1조원에 임직원 3853명,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자본금 2조원에 임직원 540명이다. 이들 공기업 3사의 자본금을 모두 합하면 16조원이고 임직원 수는 5834명이다. 일본 JOGMEC에 비해 자본금은 두 배, 임직원 수는 10배 더 많다.
지난해 6월 산업통상자원부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우드맥킨지 컨소시엄에 의뢰한 ‘해외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 방안 연구’ 결과를 갖고 공청회를 열었다. 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조직 통폐합과 광물자원개발 개편 방안이다. 딜로이트는 석유·가스개발 개편 방안으로 석유자원개발 민간 이관을 포함해 △석유자원개발 전문회사 신설 △석유자원개발 기능을 가스공사로 이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기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합한 석유가스공사(가칭)를 설립해 석유·가스사업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수익구조를 확보함으로써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투자자금과 인력 중복 해소로 재무 건전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대형화를 통해 국제적 위상이 강화되면 딜(거래) 소싱과 해외 금융조달 등이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기존 석유공사의 부실 이전으로 동반 부실 우려와 국제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광물자원개발 개편 방안은 광물자원개발 전문 자회사 신설과 광물자원공사의 자원개발 부문에 민간에서도 참여할 수 있게 해 진흥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내년에도 에너지자원과 관련한 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지속 가능한 자원정책이 필요하다. 자원 공기업 통합은 세계 자원전쟁에서 더 큰 힘으로 싸울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

강천구 <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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