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시장 커졌는데…퍼블리싱 사업은 침체
"외부 게임 유통, 수익 내기 어렵다"
'마케팅 동력' 잃은 중소개발사, 신작 출시 위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4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3조원이 채 되지 않았던 3년 전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덩치가 커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중소형 개발사들의 게임 신작은 가뭄에 콩나듯 출시된다.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대작 게임이 트렌드인 영향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퍼블리셔(게임유통업체) 찾기가 어려워진 개발사들의 고충이 있다.

◆외부 퍼블리싱 축소…모바일게임 유통 "돈 안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사들은 외부 게임 퍼블리싱(유통) 사업을 축소하는 추세다. 퍼블리싱은 게임 개발 외 비즈니스모델 설계나 서비스, 마케팅 활동 등을 통칭한다. 인력이나 비용, 노하우가 부족한 소규모 개발사들은 개발에만 집중하고 외부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퍼블리싱 사업을 축소한 대표적인 사례가 네시삼십삼분(4:33)이다. 4:33은 지난달 배급 사업을 축소하고 개발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자체 및 자회사에서 개발한 게임만 직접 서비스하고, 외부 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점진적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외부 게임 수급에 소극적인 것은 대형사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1위 넷마블게임즈(117,0005,000 4.46%)는 최근 '테라M'과 '페이트그랜드오더' 등 외부 개발사 게임을 선보였는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리니지2: 레볼루션' '모두의마블' 등 이 회사의 주력 게임은 개발 자회사의 작품이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모바일 퍼블리싱에 뛰어든 엔씨소프트(441,500500 0.11%)도 외부 수급은 더딘 상황이다. 외부 게임 퍼블리싱은 작년 '헌터스 어드벤처' 올해 '파이널블레이드' 등 2개에 그친다.

모바일게임 업계에서 퍼블리싱 사업이 침체되는 이유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은 PC게임보다 경쟁이 치열해 마케팅비용이 많이 들고 앱(응용프로그램) 마켓에 수수료도 뗀다.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개발사에 로열티까지 내게 되면 사실상 남는 장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유명 지적재산권(IP) 기반의 대작들이 인기인 점도 퍼블리싱 사업의 침체를 부추겼다. 대형 게임사들은 IP를 활용한 자체 개발 게임의 성공 확률이 높은 만큼 내부 사업에 집중하는 게 수익성 면에서 더 유리해졌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가 각각 자체 개발·서비스해 성공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왼쪽), '리니지2: 레볼루션'. / 사진=각사 제공

◆중소개발사 신작 위축…업계 우려도

대형 퍼블리셔의 외면을 받은 중소 개발사들은 타격이 크다. 개발비나 인력이 대형사 대비 부족한 데다 마케팅 돈줄까지 끊기면서 신작 내놓기가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애써 만든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더라도 대형 게임사들의 마케팅 공세에 밀려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성공 가능성이 낮다보니 신작 출시를 줄이고 오랜 시간을 들여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같은 대작 개발에만 몰두하기도 한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다양한 장르의 게임 개발을 시도하고 싶어도 돈이 안되니 회사에서 아이디어 자체가 거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신작 출시가 미뤄지는 중소게임사들은 과거 출시된 게임의 매출로 연명하는 처지다. 게임 외 다른 신사업에 뛰어드는 곳도 있다.

이같은 업계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남궁훈 카카오(118,0001,000 0.85%)게임즈 대표는 "모바일게임 산업에서 퍼블리셔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업태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남궁 대표는 "그동안은 퍼블리셔가 10개 게임을 선보여 2~3개 게임이 성공하면 나머지 게임들로 난 손실을 메울 수 있는 구조였다"며 "이는 개발사들에게 새로운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실패의 고통을 분담하는 산업 생태적 의미를 형성해왔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게임·엔터 분야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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