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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종 등검은말벌, 천적 없어 세력 확장
기장군 농업기술센터, 농가 피해 커지자 143만여 마리 포획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뒤 최근 휴전선 인근까지 세력을 확장한 곤충세계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다. 먹이의 85%가량을 꿀벌로 채워 ‘꿀벌 킬러’로 불린다. 곤충 생태계에서 특별한 천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등검은말벌의 주요 서식지는 중국 남부와 베트남, 인도 등 아열대 지역이다. 몸길이는 2~3㎝가량이다. 토종 말벌과 달리 등과 머리 뒤 가장자리가 검은색이다. 지난해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조사에서 등검은말벌이 국내 대부분 지역으로 뻗어나간 사실이 확인됐다. 전국 양봉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2015년엔 경남 산청군에서 등검은말벌 벌집을 제거하던 소방관이 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까지 생겼다.
부산 기장군 농업기술센터가 지역 내 양봉농가와 손잡고 대대적인 등검은말벌 포획작전을 펼쳐 화제다. 기장군농업기술센터는 10여 년간 등검은말벌 퇴치를 위한 노하우를 쌓아왔다. 기장군농업기술센터의 김은화 작물지도팀장은 “국내 처음으로 등검은말벌이 발견된 곳이 기장군이기도 해서 피해를 입은 양봉농가가 많다”며 “기장소방서가 말벌 제거를 위해 지난해 출동한 횟수만 1064회에 달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등검은말벌 퇴치를 위해 올해 2000만원의 예산을 배정, 말벌 유인액을 만드는 장비와 포획트랩을 마련했다. 이를 35개 농가(벌통 2500여 개)에 전달하고 유인액 제도방법도 교육했다. 유인액 냄새를 맡은 말벌이 포획트랩으로 날아들게 하는 방식이다. 이들 장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143만여 마리의 등검은말벌을 포획한 것으로 센터는 추산했다. 말벌집 718개를 없앤 것과 비슷한 성과다. 말벌 공격으로 인한 농가 피해 규모도 평년에 비해 35%가량 감소했고 손실 예방금액도 6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팀장은 “유인액의 경우 당분이 많은 베리류 과일 찌꺼기를 더했을 때 효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들 장비가 보급되기 전엔 파리채와 배드민턴채를 사용해 등검은말벌을 일일이 잡았다고 덧붙였다.

이 노하우는 최근 일본에도 전해졌다. 일본 니혼TV는 기장군의 등검은말벌 퇴치 작전을 취재해 방송했다. 김 팀장은 “등검은말벌 방제는 3~5월과 10~12월에 여왕벌을 잡아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FARM 홍선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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