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환노위원 이용득·강병원
휴일수당 문제 삼아 심사 거부

행정해석 폐기로 즉시 적용 땐
영세기업 등 산업현장 대혼란
‘여당발’ 근로기준법 여야 합의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조짐이다. 여야 3당 간사가 어렵사리 마련한 합의안이 여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에 의해 일거에 무산되고 원내지도부도 이를 사실상 방조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강경파들이 원내 상황을 좌우하면서 사회적 갈등을 키운 17대 열린우리당 시절이 떠오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 3당 간사가 합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통과가 무산됨에 따라 내년도 산업 노동계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연내 처리 무산으로 근로기준법 해법은 1주일을 5일로 해석한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 폐지’, 내년 4월께 예정된 대법원 휴일근무 이중 할증 판결이라는 극단적 두 선택지만 남겨뒀다. 지난해 기준 주당 52시간 초과 근무한 근로자가 118만 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5~49인 미만의 영세 중소업체가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유예기간 없이 행정해석 폐지를 통해 법을 적용할 경우 일선 산업현장의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국회 환노위에서 여야가 올초부터 10개월간의 ‘밀고 당기기’ 끝에 지난 23일 합의안을 도출해낸 것도 이처럼 다급한 현실을 고려해서다. 주당 68시간까지 허용한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되 산업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적용 시점은 내년 7월부터 최장 3년의 유예기간을 두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휴일근무수당은 평일의 1.5배로 합의했다. 여권 관계자는 “최저임금도입 등 산적한 노동 이슈들을 고려하면 차선 중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합의안을 평가했다.

하지만 이정미 정의당 의원뿐 아니라 이용득,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소속 환노위원들까지 가세해 휴일수당을 평일의 2배로 해야 한다며 할증률 1.5배를 문제 삼아 합의안 심사를 거부하면서 사태가 꼬였다. 강 의원은 “내년 1월 대법원이 할증비율과 관련한 심리에 들어가 2~3개월 뒤면 최종 판결을 하는데 그 결과를 보고 난 뒤 보완 입법을 추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년 4월께 판결이 나오더라도 6월 지방선거 일정을 앞두고 있는 데다 이미 합의안을 한 차례 거부당한 야당이 보완 입법에 응할지도 불투명한데 ‘그때 가서 판단하자’는 것은 여당 의원으로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노동계 반발과 여당 내 의견이 다른 의원들이 있으니 환노위에서의 처리를 늦춰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노위원장실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에 앞서 여야가 절충안을 마련했는데 이를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무산시키면 앞으로 야당과 어떻게 협상할 수 있겠느냐. 이제 노동 현안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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