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컷 국어 93~94점, 수학 92점 예상… '절대평가' 영어가 변수

'불수능' 가채점 해보니
수능최저기준 통과 작년의 두 배
논술 합격선도 덩달아 높아질 듯
영어 1등급 늘어 경쟁 치열 전망

수능 고난도 문제 논란
대학, 융·복합 사고위해 필요
고교 교사들 "교육과정 왜곡"
올해 처음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가 대입 전략의 복병으로 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 방식이어서 자칫 실수로 영어 1등급을 받지 못했다면 서울 상위권 대학은 진입이 어려울지 모른다. 영어 절대평가의 영향으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통과한 학생들이 작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하면서 논술 합격선도 높아질 전망이다.

◆시험은 끝났지만…험난한 대입전략

24일 주요 입시전문 업체들은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 추정치를 내놨다. ‘불수능’이었다는 총평에도 불구하고 국어 1등급 컷은 93~94점으로 작년 92점보다는 높게 형성됐다. 수학 가·나형은 작년과 동일한 92점 선으로 예상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수능이 새로운 유형의 문제 덕분에 불수능으로 평가되고는 있지만 상위권 학생들에 국한하면 국어·수학·탐구 점수 격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영어에서 1등급을 받았느냐가 상위권 대학 진학의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작년(7.8%)보다 늘어난 8~9%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문·이과 최상위권 수험생이 주로 지원하는 서울대 경영대학과 의예과의 정시모집 예상 합격선(국어·수학·탐구 원점수 합계 기준)은 300점 만점에 294~295점대로 예측됐다. 전반적으로 인문계 학과 커트라인이 자연계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과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과학탐구 선택과목이 문과 학생이 응시하는 사회탐구 과목보다 어려웠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환산해야 하고, 대학별 과목 가중치를 고려해야 해 원점수만으로 합격선을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수능마저 ‘깜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수능 성격에 대한 논란 거세질 듯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처럼 앞으로도 융·복합적, 문·이과 통합형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여럿 출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효완 광운대 입학전형전담교수는 “국어에서 고난도 문항으로 지목된 ‘환율 오버슈팅’ 문항 등은 학생들에게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독해를 통해 문맥을 유추해보면 풀 수 있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생각하는 힘’을 측정하는 문항이었다는 얘기다. 이어 그는 “국어의 고난도 문항을 풀려면 다독(多讀)은 기본이고, 그 바탕 위에서 능동적으로 복합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도 “암기식 문제풀이에 익숙해서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백 처장은 “수능 절대평가화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능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현행 수능은 대학에서 수학할 능력이 있는가를 평가하는 게 핵심이고, 올해 수능도 그 취지에 따라 출제됐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공약대로 수능을 절대평가 및 자격고사로 바꾸면 올해와 같은 고난도 문항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송영준 전국수학교사모임 회장(누원고 교사)은 “수학에서 최상위권 학생을 가리기 위해 냈다는 30번 문항은 변별력을 만들기 위한 억지 문제일 뿐”이라며 “대학 공대 교수들은 신입생들이 미적분도 못 푼다고 불만인 모양인데 현행 교육과정에선 모두가 미적분을 배울 필요는 없고 수능의 고난도 문항이 거꾸로 고교 교육과정을 왜곡시킨다”고 비판했다.

박동휘/김봉구 기자 donghuip@hankyung.com

한경닷컴 교육 담당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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