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학파' 경제학자 세미나

"근거 자료와 논리 미흡… 되레 경기위축 초래 우려"
개발연대 시절 고도성장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해 ‘한강의 기적’을 이끈 서강학파 경제학자들이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정면비판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일 서강대 남덕우경제관에서 열린 ‘서강학파가 본 한국 경제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전망’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소득주도 성장론은 잘못된 분석에 기반해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자칫 물가만 올리고 경기를 위축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박 교수는 “국제노동기구(ILO) 연구 등 소득주도 성장론의 근거로 제시되는 주요 연구를 검증한 결과 부정적 효과를 초래하는 요소들이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예컨대 ILO는 임금 인상이 소득을 끌어올려 총수요를 늘리는 측면만 강조했을 뿐 임금 인상이 총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객관적으로 분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2000~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회원국 통계를 실증분석한 결과 “실질임금 증가가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는 거의 없고 오히려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임금 수준이 노동생산성에 비해 높으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빈곤 퇴치와 분배 개선을 위해서라면 저소득층 임금 인상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이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려는 건 잘못된 기대”라고 꼬집었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렇게 근거 없는 소설 같은 이론이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이론이 아니라 믿음에 가깝다’는 혹평도 나왔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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