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능

국어 30번·41번 최상위권 가를 문제
수학은 변형된 문항 많아…절대평가 영어, 작년 수준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재수생 유리할 듯" 분석도

< “고생 많았지”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중학교에서 한 학부모가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 딸을 안아주고 있다. 포항에서는 이날 오전 네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수능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됐다. /포항=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올해도 ‘불수능’이었다. 영어 절대평가를 이번에 처음 시행하는 터라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논란을 의식한 출제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상위권 대학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국어·수학·탐구를 어떻게 봤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고난도 문항들로 인해 상위권과 중상위권 수험생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고난도 문제 많은 수능

23일 주요 입시업체가 내놓은 분석 자료를 종합하면 이번 수능은 작년에 이어 난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국어와 수학이 다소 어렵게 출제돼 절대평가 영어와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고 총평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절대평가 취지에 맞춰 영어를 쉽게 내는 대신 다른 과목에서 전체 난이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와 수학 가·나형 모두 92점(원점수 기준)이었다. 올해 1등급 컷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다. 작년은 90점 이상이 전체 수험생의 7.8% 정도였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입시업체들은 내다봤다.

국어부터 고난도 문항이 나왔다. 30번과 41번이 대표적이다. 30번 문항은 ‘환율의 오버슈팅 현상과 관련한 정책 수단’, 41번 문항은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을 다룬 지문에서 출제됐다. EBS 교재와 연계한 지문이지만 다른 사례에 적용해 추론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문과 학생들은 부호화 과정을 설명한 지문 독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학은 추론 능력을 요하는 고난도 문항이 많았다. 입시업체들의 난이도 분석은 다소 엇갈렸으나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고 나형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다. 가·나형 공통적으로 20~21번, 29~30번 문항이 1등급 여부를 가르는 문항으로 지목됐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미분계수가 접선의 기울기임을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나형 29번, 이차함수의 정적분을 계산하고 이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30번 문항은 평소 기계적 문제풀이에 익숙한 수험생이라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수생에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영어 난이도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다는 게 중론이다. 수능을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당초 영어 1등급 비율을 6~8%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했다. 상대평가 1등급 기준은 4%, 2등급 기준이 11%다. 절대평가라고 해서 쉽게 출제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평가원이 나름대로 ‘적정 범위’를 맞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회탐구가 의외의 복병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사탐에 주로 응시하는 문과 학생들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상위권 학생 간 경쟁에선 재수생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반적으로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능에만 집중해온 상위권 재수생들이 유리한 고지를 밟을 것”이라고 짚었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점수를 토대로 당장 이번 주말(25~26일) 시작하는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논술시험 응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음 주말인 12월2~3일에는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논술이 치러지고 서울대 고려대 면접도 있다.

임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아진 수능”이라며 “정시에서는 영어 반영 비중이 낮은 대학이 꽤 있어 국·수·탐에서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를 얼마나 잘 풀었는지 점검하고 학교별 가중치도 고려해 지원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한경닷컴 교육 담당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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