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용부 장관, 행정해석 폐기 시사…국회에 '근로시간 단축' 합의 압박

문 대통령 이어 고용장관 '배수진'
정부가 행정해석 폐기하면 '주당 52시간 근로' 즉각 시행
"기업 인건비 12조 추가 부담"

여야 '근로시간 단축 실행안' 이견
기업 규모별 단계적 유예기간 놓고
절충안 내놨지만 합의 도출 못해
휴일근로 임금 '1.5배' 의견 접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23일 주당 68시간 근로를 인정한 고용부의 행정해석 지침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사과드린다”며 해석 폐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이날 환노위 고용노동심사소위원회에서는 여야 간사가 제시한 기업 규모별 근로시간 단축 유예기간 절충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

◆행정해석 폐기 배수진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김 장관을 향해 “법 개정을 논의하기 전에 고용부가 68시간 장시간 노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노동자들 입장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최장시간 근로가 이어져왔다”며 “고용부 장관과 정부 입장에서 죄송하다. 송구스럽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정하고 연장근로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1주일이 주 5일인지, 주 7일인지는 정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다. 고용부는 그동안 1주일을 휴일을 제외한 5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1주일을 주 5일로 보고 주중근로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을 적용한 뒤 필요한 경우 휴일근로 16시간을 추가했다.

김 장관의 사과는 환노위에서 여야 간 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해 달라”며 “만약 국회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엔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주무 장관이 다시 한번 정기국회 회기 내 의견 절충에 실패할 경우 행정 해석 폐기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정부가 행정해석을 폐기하면 곧장 근로시간 단축에 들어간다. 주당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는 불법이어서 사업주는 처벌받고 근로자는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임금이 감소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면 기업의 인건비 추가 부담이 1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야 간사 절충안 제시
이날 소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놓고 의원 간 이견을 보였다. 기업 규모를 1∼49인, 50∼299인, 300인 이상 등 3단계로 나눠 유예기간을 차등 적용하는 데는 합의된 상태였다. 여야 간사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과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300인 이상 기업은 내년 7월1일부터 바로 시행하고, 1년반씩 유예기간을 둬 근로자 50~299인은 2020년 1월, 1∼49인은 2021년 7월부터 시행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휴일근로 임금 중복할증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현행처럼 할증 없이 1.5배를 지급하자는 한국당 안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 하지만 대체휴일 보장 의무화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한 의원은 “중복할증을 150%로 하는 대신 대체휴일을 의무화해 실질적인 휴식권을 보장하자고 제안했다”며 “휴일근로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 방식을 놓고 의원들의 이견이 컸다”고 전했다. 여야는 오는 28일 소위를 열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환노위 회의실 앞에서 중복할증 미적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휴일근로 할증과 관련해 개악을 시도하는 데 대해 민주노총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소위 의원 보좌진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서정환/김소현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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