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체감난이도 높았다
대입 '변별력 저하' 우려 불식

수험생들이 23일 서울 여의도여고에서 수능 시험장을 확인하고 있다. / 사진=최혁 기자

포항 지진 여파로 한 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못지않게 어려웠다. 주요 과목 가운데 국어와 수학이 상당한 난도로 출제됐다. 올해 수능부터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 데 따른 일각의 ‘변별력 저하’ 전망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평가다.

입시전문가들은 국어와 수학이 다소 어렵게 출제돼 절대평가 영어와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고 총평했다. 변별력 있는 고난도 문항으로 인해 상위권과 중위권 수험생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절대평가 취지에 맞춰 영어를 쉽게 내는 대신 다른 과목에서 전체 난이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용진 동국대사범대학부속여고 교사는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유형의 문항 없이 대체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이유다. 다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좀 더 높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입시업체들도 대부분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지문 소재가 전문적이거나 용어가 낯선 문항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국어 30번과 41번이 대표적이다. 30번 문항은 ‘환율의 오버슈팅 현상과 관련한 정책 수단’, 41번 문항은 ‘디지털 통신 시스템의 부호화 과정’을 다룬 지문에서 출제됐다. EBS 교재와 연계 출제된 지문이지만 새로운 정보가 추가되고 다른 사례에 적용·추론해야 풀 수 있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특히 문과 학생들은 부호화 과정을 설명한 지문 독해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학은 추론 능력을 요하는 고난도 문항이 많았다. 입시업체들의 난이도 분석이 다소 엇갈렸으나 가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고 나형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가 좀 더 많았다.

가·나형 공통적으로 20~21번, 29~30번이 1등급 여부를 가르는 문항으로 지목됐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미분계수가 접선의 기울기임을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나형 29번, 이차함수의 정적분을 계산하고 이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30번 문항 등은 평소 기계적 문제풀이에 익숙한 수험생이라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어는 수능을 출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의도한 ‘1등급 비율 6~8%’ 내외로 예상된다. 상대평가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작년 수능 영어 90점 이상 비율이 7.8%였음을 감안하면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입시업체 평가도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약간 쉬운 난도라는 게 중론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평가원이 나름대로 ‘적정 범위’를 맞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요 대학 상당수는 절대평가 영어가 쉽게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 수시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강화했다. 때문에 영어가 어렵게 출제되면 이 기준을 충족 못해 불합격하는 수험생이 많아질 수 있다. 절대평가 전환을 ‘쉬운 영어’로 받아들인 수험생 눈높이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시전형에서는 영어 반영 비중이 낮은 대학이 꽤 있어 국어·수학·탐구에서 충분히 역전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탐구에서는 사회탐구가 의외의 복병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 입시업체는 “사탐에 주로 응시하는 문과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수험생들은 가채점 점수를 토대로 당장 이번 주말(25~26일) 시작되는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의 논술시험 응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음 주말인 12월2~3일에는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논술이 치러지고 고려대·서울대 면접도 진행된다.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수능이 한 주 미뤄지는 변수가 있었지만 예년처럼 흔들림 없이 면접·구술 등 입학전형을 준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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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한경닷컴 교육 담당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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