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받고 이틀 뒤 공개…"책임지겠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에서 발견된 유골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장관이 유골이 발견된 날로부터 3일 뒤에야 보고를 받고 질책했지만 이틀이나 지난 뒤 공개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사진)은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세월호 수습을 주관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해수부 감사관실의 조사에 따르면 김 장관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세월호에서 유골을 발견한 지난 17일로부터 3일이 지난 20일에야 유골 발견 사실을 처음 보고받았다. 김 장관은 “17일에 조그만 뼛조각이 나왔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왜 그동안 보고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했다”며 “즉시 미수습자 가족과 선체조사위원회 등에 통보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수부가 일부 미수습자 가족과 선조위에 유골 발견 사실을 통보한 것은 다음날인 21일 오후에서였다.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검사를 의뢰한 것은 그로부터 하루가 더 지난 22일이었다. 실무자들이 장관 지시를 받고도 이틀이나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해수부는 김현태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이 유골 발견 사실을 숨긴 이유에 대해서는 “현장 책임자로서 미수습자 가족들의 추모식과 장례식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발인 및 삼우제 이후에 유해 발굴 사실을 알리려고 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의혹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장관이 실무진으로부터 늑장 보고를 받고도 이틀이나 지나서야 직위 해제 등 징계 조치를 내린 점은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장관은 보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저도 이상하게 생각한다”며 “왜 보고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흐렸다.

향후 거취에 대해 김 장관은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며 “우선 일을 마무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뒤 임명권자와 국민의 뜻에 진퇴 여부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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