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위 가구 소득 줄었는데 5분위는 껑충 뛰어 '대비'
명목소득 2년여 만에 최대 폭 증가…"고용 제약에도 회복세 감지"

부자 증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 회복세에도 3분기 가구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8분기 연속 뒷걸음질을 이어가게 됐다.

올해 2분기 마이너스 행진을 멈추고 반등한 저소득층 가구 소득은 다시 뒷걸음질 쳤고 고소득층 가구일수록 높은 소득 증가세를 보여 대조를 이뤘다.

결국 1분위 가구와 5분위 가구의 가처분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소득분배 지표도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명목소득이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실질소득 감소 폭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가구 소득이 회복세로 전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고용 상황이 여전히 충분히 나아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고용 여건 변화에 따라 가계 소득이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이다.

◇ 명목소득 늘었지만 실질소득은 또 줄어…"실질소득 감소세 크게 둔화"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월평균 가구 소득(전국·명목 기준)은 453만7천192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이는 2015년 2분기 2.9% 증가한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2015년 3분기 이후 0% 증가율에 머물렀던 가구 소득 증가율은 9분기 만에 2%대로 올라서게 됐다.

하지만 물가 수준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소득은 2015년 4분기 이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1.2% 줄어든 이후 3분기 연속 1%대를 유지했던 감소 폭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실질소득이 여전히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감소 폭이 크게 줄었고 명목소득도 큰 폭으로 늘어난 점에서 회복세인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다만 고용 상황이 아직 좋지 않아 소득 개선을 제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구 소득을 세부적으로 보면 경상소득은 445만1천898원으로 2.5% 증가했다.

이중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306만6천965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이전소득은 1.0% 늘어난 45만239원이었다.

사업소득과 재산소득도 각각 6.2%, 34.4% 증가한 반면 비경상소득은 18.0% 줄었다.

소득 하위 20% 미만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1만6천284원으로 1년 전보다 0.04% 줄었다.

1분위 소득은 지난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줄어들다가 2분기 반등에 성공했지만 3분기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근로소득은 10.2% 늘었지만 비경상소득이 48.9% 줄어들면서 전체 소득을 끌어내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비경상소득은 오차 폭이 크기 때문에 해석이 쉽지 않다"며 "경상소득 증가는 근로소득이 주도했는데 이는 작년 3분기 감소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894만8천54원으로 1년 전보다 4.7%나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5분위 소득 증가 폭은 3분위(0.95%), 4분위(0.94%) 등 다른 계층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근로소득은 0.65% 소폭 늘어난 반면 사업소득(27.53%), 재산소득(38.8%) 등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소득을 견인했다.

◇ 소득분배 또 악화…갈 길 먼 소득주도 성장

소득분배 상황은 7분기 연속 악화했다.

3분기 전국 가구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5.18배로 작년 3분기(4.81배)보다 0.37 상승했다.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장부담금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자유롭게 소비 지출할 수 있는 소득이 처분가능소득이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계층(최상위 20%)의 평균소득을 1분위 계층(최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며 그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하다는 의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소득 5분위 배율은 작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증가(소득분배 악화)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5.02배로 1년 전(4.86배)보다 0.16 올랐고 2분기는 0.32 오른 4.51배, 3분기는 0.35 상승한 4.81배였다.

작년 4분기는 4.63배(0.26 상승)였고 올해 1분기는 5.35배(0.33 상승)였으며 2분기는 4.73배(0.22 상승)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분배 사항은 그대로이지만 그나마 소득의 증가율은 다소 개선됐다"며 "지난 분기까지 소득 증가율은 0%대를 기록했지만 3분기는 2.1%로 이를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 세금·연금 등 부담 고소득층만 감소…저소득층 이자비용 증가

세금·보험료·연금 등을 의미하는 비소비지출은 3분기 월평균 86만3천659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자세히 보면 비영리단체로의 이전이 11만3천905원으로 1년 전보다 10.1% 증가했다.

반면 경조사 등을 의미하는 가구 간 이전지출이 19만6천712원으로 1.7% 감소했다.
근로소득세와 사업소득세 등 정기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을 의미하는 경상조세는 18만8천112원으로 8.0% 증가했다.

반면 양도소득세와 부동산 취·등록세 등 일시적으로 내는 세금인 비경상조세는 1만1천168원으로 24.6% 감소했다.

연금은 13만5천323원으로 2.8% 증가했고, 사회보험은 13만6천574원으로 2.7% 증가했다.

이자비용도 1.3% 늘어난 8만1천865원으로 집계됐다.

비소비지출을 분위별로 보면 형편이 괜찮은 5분위에서만 감소(-0.9%)했다.

나머지는 1분위는 6.0%, 2분위는 5.0%, 3분위는 2.0%, 4분위는 8.9% 증가했다.

이자비용의 경우 소득이 적은 1분위(16%), 2분위(18.2%)에서 증가 폭이 컸지만, 5분위는 11.9%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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