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귀순' CCTV 영상 공개

유엔사, 북한에 재발 방지 회의 요청
마땅한 제재 수단은 없어

유엔군사령부는 22일 북한군 귀순 관련 CCTV 영상을 공개했다. (1)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가 차량에서 내려 남쪽으로 달리고 있다. (2)북한군 추격조 중 2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으려는 귀순 병사를 향해 사격하고 있다. (3)북한군 추격조 중 1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당황하며 돌아가고 있다. 유엔군사령부 제공

지난 13일 북한 병사 한 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쪽으로 귀순할 당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사격을 하고, 귀순자 바로 등 뒤에서 조준사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군 추격조 한 명은 MDL을 넘었다가 다시 북으로 돌아간 사실도 확인됐다.

유엔군사령부는 22일 “북한 병사 한 명이 귀순할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MDL 너머로 총격을 가하고 추격조 한 명이 잠시 MDL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유엔사는 “이는 북한이 두 차례 유엔 정전협정을 위반했다는 의미”라며 “판문점에 있는 연락채널을 통해 이런 사실을 북한군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유엔사는 이날 북한 병사가 귀순하는 장면이 담긴 CCTV(폐쇄회로TV)와 TOD(열상감시장비) 영상도 공개했다. 북한 병사는 당일 오후 3시11분 군용 지프 차량을 타고 도로를 질주해 판문점 북한 구역에 있는 ‘72시간 다리’와 ‘김일성 친필비’를 지났다.

2분 뒤 지프 바퀴가 MDL 근처 배수로에 빠져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북한 병사는 차에서 내려 남쪽으로 달렸다. 이때 북한군 추격조 4명이 뛰어와 이 병사 바로 등 뒤에서 조준사격을 가했다. 이들은 귀순자가 MDL 남쪽으로 넘어온 뒤에도 계속 사격을 하는 등 총 40여 발을 발사했다. 귀순자는 이 가운데 5~6발을 복부와 어깨 등에 맞았다.

AK 소총을 든 한 명은 엎드려쏴 자세로 사격했고 3명은 앉거나 서서 AK 소총 및 권총 사격을 가했다. 엎드려쏴 자세로 사격하던 한 명은 귀순자가 MDL 남쪽으로 넘어가자 순간적으로 MDL을 넘어 몇 걸음을 간 뒤 당황한 모습을 보이다 MDL 북쪽으로 돌아갔다.

이후 소총을 든 북한군 증원병력 10명이 김일성 친필비에 집결해 우리 군과 유엔군은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북한 증원군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우리군의 JSA 경비대대장을 포함한 3명이 오후 3시55분께 JSA 건물 벽 아래 쓰러져 있는 귀순자를 후송했다. 경비대대장이 엄호하는 가운데 부사관 2명이 포복으로 다가가 귀순자를 이동시키는 장면이 흑백인 TOD에 잡혔다.
채드 캐럴 유엔사 공보실장(대령)은 “미국과 한국 뉴질랜드 인원으로 구성된 특별조사팀은 JSA경비대대가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 대해 엄격한 판단을 통해 현명하게 대응했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이날 정전협정을 위반한 북측에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회의를 요청했으나 북한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2013년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하고 유엔사와 북한군 간 설치된 직통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 유엔군 군사정전위원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판문점대표부라는 독자 기구를 세웠다. 북한이 회의에 응하지 않아도 마땅히 제재할 수단이 없는 셈이다.

보통 정전협정 위반 사건이 발생하면 유엔사는 북한군에 장성급 회담을 요구하거나 전화통지문을 보내 항의한다. 하지만 2009년 3월 이후 8년여간 장성급 군사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유엔사는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직후에도 북측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자고 제의했으나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군과 통신 채널도 끊겨 북한군에 항의통지문을 보낼 수도 없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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