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내달 14일 최종 표결
망 사업자인 통신사들이 데이터 요금 등 자율 결정
콘텐츠 기업 차별 가능해져
미국 인터넷 정책의 근간인 ‘망중립성 원칙’이 다음달 폐지될 전망이다. 망중립성이 없어지면 세계 정보기술(IT)업계에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AT&T 컴캐스트 버라이즌 같은 인터넷서비스 사업자(ISP)의 영향력이 커지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 온라인 기업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1일(현지시간) “아짓 파이 위원장이 망중립성 폐지를 골자로 한 ‘인터넷 자유 복원 명령’을 위원들에게 회람시켰으며 오는 12월14일 위원회에서 표결한다”고 발표했다. 이 안건은 무난히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5명으로 구성된 FCC에서 파이 위원장 등 3명이 공화당계여서다.

망중립성은 ISP가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는 온라인 기업에 대해 차별·차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ISP가 특정 온라인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지연시키지 못하며, 자사 콘텐츠 등 특정 콘텐츠를 선호할 수 없게 제한하는 것이다.

파이 위원장은 “FCC는 근시안적으로 인터넷을 관리하기보다 ISP들이 요금체계 등을 투명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구글 아마존 등 온라인 기업은 이 원칙이 없어지면 ISP가 소비자에게 전달될 콘텐츠의 게이트키핑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반면 버라이즌 등 ISP는 구글 넷플릭스 등이 많은 트래픽을 유발해 망 운영과 투자가 어려운 만큼 이들로부터 요금을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망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은 2008년부터 시작됐다. 컴캐스트가 많은 트래픽을 유발하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비트토런트의 서비스를 차단한 것. FCC는 당시 망중립성 원칙에 따라 서비스 차단을 풀라는 명령을 내렸다. 2010년엔 ISP가 인터넷망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차별하면 안 된다는 ‘열린 인터넷’ 정책을 발표했다. ISP들은 FCC를 연방법원에 제소했고, FCC는 법정 공방 끝에 2015년 2월 망중립성 원칙을 도입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망중립성에 반대해 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당선되자마자 망중립성 폐기를 주장하는 파이 위원장을 FCC에 앉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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