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차세대 기술개발·신성장동력 발굴 책임
삼성전자가 22일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큰 틀은 남겨두면서 소폭의 변화만 감지되는 가운데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손영권 사장의 역할이 눈에 띈다. DS(부품) 부문 산하에 있던 미국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를 전사 조직으로 분리하고 손영권 센터장(사장)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DS부문의 인수합병(M&A)과 벤처 인큐베이팅 역할 등을 해왔다. 이제는 CE(가전), IM(휴대폰)부문까지 확대해 BD(Business Development;사업개발) 과제 등을 적극적으로 협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존에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Harman) 이사회 의장 역할은 지속 수행할 예정이다.

손 사장은 삼성전자의 '외교관'으로 통한다. 최근 몇년간 삼성전자의 해외 투자나 주요 인수·합병(M&A)에서 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의 세탁기 공장 투자나 하만의 인수가 대표적이다.
이번 역할 확대로 손 사장은 외부에서의 활동 뿐만 아니라 내부의 의사결정 조율 및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가속화 시킬 예정"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업계는 4차 산업혁명과 AI(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융복합화되거나 업계의 합종연횡이 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서 삼성전자는 경영공백 위기까지 맞고 있다.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줄 인물로 '외교관'을 선택했다는 점은 이례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기업다운 선택이라는 평가다.

작년 11월 하만과 가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왼쪽)

손 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임원진들과는 달리 삼성에만 충실했던 인물은 아니다. 그만큼 유연성 있고 업계의 영역을 허무는 역할이 기대된다는 게 재계안팎의 얘기다. 그가 삼성전자에 합류한 건 2012년이다. 미국 전략혁신센터를 설립하면서 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뒤 하만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1956년생인 손 사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메사추세츠 공대(MIT)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HP에 엔지니어로 시작해 인텔코리아 초대 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퀀텀과 애질런트테크널러지 등 다양한 반도체 관련기업의 CEO이기도 했다. 잠시 하이닉스반도체 사외이사를 지낸 적이 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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