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압력은 북한의 핵문제 입장도 못 바꾸고 강경반응만 부를 것"

중국 관영매체들이 22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미국의 조치를 비난했다.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북한의 핵 관련 입장을 바꾸지 못할 것이며 역효과를 부를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중문·영문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제하의 공동 사설을 통해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두 신문은 "미국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거부한 북한에 추가 제재를 할 구실을 발견했다.

2008년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6자회담을 위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했는데 지금은 그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멀리 밀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미국이 이렇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북한에 대한 새로운 압력은 북핵문제에 대한 입장을 바꾸게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강경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두 달 동안 핵·미사일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미국이 북한에 이런 강력한 조처를 하는 것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명백히 좋지 않은 신호를 주는 셈"이라며 "미국은 우월 의식으로 북한을 위협하고 제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신문은 아울러 "미국이나 북한 모두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치킨게임을 하고 있어 심각한 충돌로의 발전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북한은 대미 정책을 변경하기 어려우므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 문제 입장을 바꿀 것이라는 믿음은 동화 같은 생각이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보복 게임이 한반도에서 이뤄짐에 따라 북한이 가장 많이 고통받을 것이고 다른 유관국들도 자원을 낭비하고 있으며 중국은 무역 손실을 봤지만 감내할 수 있다. 북미가 중국의 말을 듣지 않아 중국은 유엔 틀 안에서 한반도 문제의 긴급사항을 대처하는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되돌리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노력을 파괴하는 것이며 이번 조치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새 빌미를 제공해 한반도 긴장을 다시 고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아시아 순방에서 북핵위기 대응을 위해 외교적 해법을 우선하겠다는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을 더욱 멀어지게 만들어 회담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어떤 형식으로든 회담 가능성을 아예 소멸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이번 조치가 북한이 2개월 이상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함에 따라 미북 간 모순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더니 조사 대상의 80%가량이 '그렇다'고 답했다는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遼寧)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에 대해 "더욱 상징적인 행동으로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북한이 2개월 동안 핵·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는 가운데 테러지원국 재지정으로 북한의 이미지를 악마로 만들려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유엔의 틀에서 벗어나 북한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면서 나머지 국제사회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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