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K편의점
편의점CU, 이란에 1호점
로열티 받는 업계 첫 해외 진출
매장 넓히고 푸드·베이커리 늘려
2020년까지 300개 출점 목표

GS25도 내달 베트남에 매장

21일 이란 테헤란에 문을 연 편의점 CU 점포가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국내 편의점 수는 약 4만 개다. CU GS25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은 요즘도 하루평균 15개의 점포를 새로 연다. 편의점은 1인 가구 확산과 동네 구멍가게 전환 등의 요인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 편의점’은 상품 기획력과 물류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계로 뻗어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도 그동안 해외에는 점포가 없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등 동남아시아에 적극 진출한 것과 대비된다. 편의점 업체들이 그동안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에만 몰두해왔기 때문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21일 해외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것도 한국 기업이 앞다퉈 나가는 동남아가 아니라 중동의 강국 이란이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 해외 1호점

CU가 이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 문을 연 써데기예(Sadeghiye)점은 한국 편의점 업계의 해외 1호 점포다. 이란의 첫 번째 편의점이기도 하다. 이란은 인구 8000만 명에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잠재력을 지닌 국가다. 그러나 수십 년간 계속된 미국의 경제제재로 해외기업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소매 유통업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낙후돼 있다. “1980년대 한국 수준의 구멍가게와 슈퍼마켓이 대부분”이라는 게 현지 파견된 BGF리테일 직원들의 얘기다. 써데기예점이 문을 열기 전부터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된 배경이다. 공사 중인 점포에 테헤란 시민들이 찾아와 “뭐가 생기나” “뭘 판매하나” 등의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BGF리테일과 파트너사인 엔텍합그룹은 현지 편의점 브랜드명을 ‘나의 선택 CU’란 의미인 ‘엔텍합애만CU’로 정했다.

써데기예점의 매장면적은 250㎡(약 75평)로 국내 CU 점포 평균 면적 73㎡(약 22평)보다 약 3.5배 크다. 편의점에 패스트푸드 카페를 결합한 게 특징이다. 스낵 유제품 등 주요 상품과 함께 커피 베이커리 생과일주스 등 점포 안에서 직접 조리하는 식품을 대폭 늘렸다. 대신 현지에서 판매가 금지된 주류와 돼지고기를 원재료로 한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독자 브랜드 5년 만에 해외 진출

편의점은 이란에선 생소한 유통채널이다. 그러나 쾌적한 매장과 자유로운 이용시간이 장점인 데다 현지인이 늦은 저녁부터 심야 시간에 주로 활동하는 만큼 단기간에 영향력 있는 유통채널로 자리잡을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2020년까지 300개 출점을 예상하고 있다. 엔텍합그룹 관계자는 “한류 영향으로 한국 기업 호감도가 높다”며 “테헤란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한 뒤 시장 반응을 고려해 인근 도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란 진출로 CU는 27년 만에 로열티를 내는 처지에서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편의점이 됐다. CU는 1990년부터 일본 패밀리마트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브랜드를 사용하다 2012년 프랜차이즈 계약을 정리했다. 이후 CU라는 독자 브랜드로 바꿨고 5년 만에 해외 진출이란 성과를 거뒀다. 지난 7월 이란 최대 가전제조·유통회사 엔텍합그룹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가맹비로 이미 40억원을 벌어들였다. 앞으로는 현지 점포 매출의 일정액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CU의 이란 진출은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부사장이 주도했다. 홍 부사장은 “테헤란은 인구 15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도시로 치안이나 도시 제반 여건이 우수하다”며 “성공적으로 이란 시장에 안착한 뒤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해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7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베트남의 손킴그룹과 합자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GS리테일은 합작회사 지분 30%를 보유하게 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연내에 호찌민에 베트남 1호 점포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