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 클래스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L 클래스의 상위 차급으로 GL 클래스가 투입됐다. 이후 시간이 흘러 메르세데스-벤츠 SUV 라인업이 GL이란 이름으로 정리되면서 플래그십인 GL 클래스는 GLS로 명명됐다. 그 아래로 GLE, GLC, GLA 등이 위치한다.

처음부터 GL 클래스는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탄생했다. 현재 GLS 역시 미국에서 생산해 국내 수입된다. 그래서인지 독일차임에도 불구하고 태생부터 미국차라는 분위기를 풍긴다. 어느 미국차와 비교해도 덩치와 힘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 유럽차 특유의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미국차의 여유로움을 흡수했다는 생각이다.

경쟁 차종으로는 레인지로버, 렉서스 LX,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링컨 네비게이터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는 아우디 Q8, BMW X7과도 경쟁해야 한다. 미국풍의 여유를 간직한 GLS500을 시승했다.


▲디자인&상품성
GLS500은 GL 클래스를 다듬으며 변화했다. 지금은 디자인 부분에 있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차명의 명명 방식도 GL에서 GLS로 더욱 고급화했다는 것을 내포한다. 전면부는 메르세데스의 아이덴티티처럼 주간주행등이 헤드램프에 자리 잡았고 범퍼는 더욱 역동적인 형태의 공기흡입구 형상을 표현했다. 라디에이터는 웅장한 크기에 삼각별이 중앙에 자리 잡았고, 그 속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이더를 장착했다.

측면은 헤드램프 끝단에서 이어지는 높은 벨트라인이 D필러까지 이어진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기본적으로 길기에 그 웅장함이 북미의 풀사이즈 력셔리 SUV와 경쟁한다는 것을 외적으로 드러낸다. 사이드 스텝은 레인지로버나 에스컬레이드처럼 전동식은 아니다. 휠은 21인치의 AMG 알로이휠로, 차 크기에 비례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도어는 소프트 클로징 기능이 내장됐다.



뒷모습은 듀얼 머플러와 크롬 가니쉬로 마무리했고 후미등은 모두 LED 타입이다. 다만 북미형이라 방향지시등이 브레이크등과 함께 사용된다. 과거의 GL보다 후면부 디자인 처리가 좀 더 벤츠 SUV 패밀리룩에 가깝다.

GLS500의 운전석은 한 세대 전 디자인이다. 지금의 S, E, C클래스의 컨셉트에 비하면 다소 오래된 스타일이지만 오히려 직관적인 사용에는 편할 수 있다. 나파 가죽은 부드럽고 운전석의 여유로운 공간은 풀사이즈 력셔리 SUV만의 매력이다. 특히 커맨드 시스템에서 제어 가능한 시트 요추지지대와 허리지지대는 상당히 섬세한 단계까지 조절돼 편안한 운전 자세가 가능하다.



조수석도 운전석과 같은 조절이 가능하다. 가히 1열 공간은 오너 드라이버들에게 최상의 운전 공간을 제공한다. 운전대 열선, 통풍·열선·마사지시트, 냉·온컵홀더 등의 편의품목은 빠짐없이 구비됐다. 하지만 최근 개발된 차종들과 달리 여러 개의 USB 포트나 전원 공급 포트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뒷좌석은 풀사이즈 력셔리 SUV라는 차급에 비해 편의품목이 조금 아쉽다. 2열을 위한 기능은 좌우 양쪽에 마련된 10인치 디스플레이, DVD 플레이어, 헤드폰으로 구성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공조시스템 정도다. 2열의 선블라인드, 좌우 분리형 전동시트 같은 고급 품목은 제외했다. 다만 북미 스타일의 실용적인 SUV를 지향한다는 컨셉트를 생각하면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3열은 키가 큰 승객을 제외하면 어린이와 여성은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3열을 격납했을 경우 상당히 크다.



▲성능
심장은 8기통 4.7ℓ 바이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대 455마력, 최대 71.4㎏·m의 힘을 발휘한다. 덩치에 맞게 여유로운 성능을 갖췄다. 변속기는 9G-트로닉을 조합하며 4매틱에는 오프로드 엔지니어링 패키지와 오프로드 주행 프로그램이 내장된 다이나믹 셀렉트를 적용했다.

서스펜션은 에어매틱으로 차고 높이가 조절되며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의 차이가 확연히 구별된다. 브레이크는 대용량을 사용해 육중한 중량에도 불구하고 제동시 응답 질감이 좋다. 거칠게 멈추는 것보다는 부드럽게 제동하는 방향으로 세팅됐다.



시동 후 시내도로를 주행했다. 서스펜션의 컴포트 모드는 더 없이 편안한 승차감을 전달한다. 잔잔한 파도가 있는 바다에서 큰 요트를 타는 기분이다. 길이 5,145㎜에 이르는 요트지만 출렁임이 상당히 세련됐다. 장거리를 운행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서스펜션 모드는 총 6가지가 있으나 컴포트 모드로 대부분의 도로를 소화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고가 한 단계 더 낮아지면서 역동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 컴포트 모드와는 확연한 차이다. 느긋한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는 컴포트 모드를 추천한다. 직접 체감한 GLS500의 효율은 정체가 심한 시내도로에서 ℓ당 4㎞, 정체가 없는 고속화도로는 9.8㎞ 정도다. 시속 100㎞는 1,300rpm에서 발생했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플러스는 주행 안전 및 편의성을 제공한다. 차선이탈 경고 장치는 차선을 넘게 되면 스티어링 휠의 햅틱 기능으로 진동을 발생하고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은 최적의 시야를 제공한다. 실제 도심 주행에서는 주위의 밝기에 의해 장점을 느끼기가 힘들지만 최근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이 도입된 차의 경우 한적하거나 악천후의 고속화도로, 시외도로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총평
GLS500은 개발된 지 제법 오래됐지만 벤츠의 철학에 북미형 특성을 고스란히 차에 담았다. 덕분에 섬세하면서도 시원스럽다. 가족 구성원이 많고 차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은,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대배기량의 여유로운 힘과 넉넉한 실내 공간은 부와 성공의 상징이다. 가격은 1억5,100만원이다.



시승/박재용 자동차칼럼니스트(이화여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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