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분석엔 신중…"경주지진 관련 가능성도 있으나 단정 못해"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을 계기로 지진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하 단층 조사를 비롯한 지질조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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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결코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며 철저한 대비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하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포항 지진이 난 곳 근처에 알려진 단층들이 많지 않은 데다가 활성단층도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지표뿐만 아니라 지하에 있는 단층도 찾을 수 있도록 단층조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경주지진과 이번 포항 지진 등으로 볼 때 한반도 동남권에 응력이 누적돼 있으며, 한반도에서 규모 7 내외의 큰 지진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홍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조선시대에도 규모 7 내외로 추정되는 지진이 여러 차례 났는데 근처 지표에서 단층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 중 상당수는 지하에 감춰진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양산단층대 동쪽에 있을 수 있는 단층이 이번 포항 지진의 원인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거론하며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려면 부근에 지진계 깔아놓고 여진을 계속 관측해야 하는데 이 기간이 6개월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런 단층이 양산단층대에 속하는 것인지 독립적인 것인지는 분석을 해 봐야 알 수 있다며 "작년 경주지진 때도 처음에는 양산단층대라고 했는데, 분석 결과 서편의 가지단층이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규모 7.0의 지진이 날 수 있을 것도 같아 개인적으로 걱정스럽다"며 "옛날 원전은 규모 6.5를 견디도록, 신고리 3, 4호기 이후 최근 원전은 규모 7.0을 견디도록 설계됐다.

노후 원전 중 보강할 수 있는 건 빨리 보강하고, 수명 다한 원전은 폐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작년 일본 구마모토에서도 큰 지진이 났을 때 '본진'이라고 했는데 그보다 더 큰 지진이 다음에 왔다"고 경고했다.

구마모토에서는 작년 4월 14일 밤 규모 6.5의 지진에 이어 이틀 뒤인 16일 새벽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며 모두 8천667채의 주택이 완전히 파괴됐다.

이희권 강원대 지질·지구물리학부 교수는 "진앙 서쪽에 양산단층대가, 남쪽엔 울산단층이 있으나 진앙지 위치에는 큰 단층은 없다"며 "동남권 어디서든 큰 지진이 날 수 있고 더 큰 지진이 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진은 몰려서 나는 경향이 있으며, 몇 달 뒤에 날 수도 있고 내년에 날 수도 있다"며 원전 안전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이번 지진의 원인에 대해서는 이 분야 전문가들은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지진(규모 5.8)이나 양산단층대와의 관련성, 지하에 숨은 단층이 있을 가능성 등 여러 관측이 있으나,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 없이는 함부로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산단층대를 연구해 온 전문가인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금은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작년에 발생한 경주지진과의 관련성에 대해 "분석자료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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