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측 "세계는 치열한 경쟁…소모적인 정쟁 매몰돼서 되겠나"
삼성동 측근 회의 강경기류…"우리라고 자료 없겠나, 가만히 있지 않을 것"


바레인으로 출국하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날 선 비판을 내놓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5일 귀국길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검찰 수사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 바레인 방문에 동행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정치보복"이라는 기존의 입장만을 짧게 내놓았을 뿐이다.

지난 12일 출국길에 이미 명확한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에 또 다시 발언을 해 불필요한 논란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 대해 이미 한 차례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상황에서 일단은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너무 자주 입장을 밝히면 발언의 효과가 떨어지고, 칼자루를 쥐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정면 대결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지표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을 포함한 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보수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중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칼자루는 저쪽(문재인 정부)에서 쥐고 있고, 우리는 방어를 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며 "현 단계에서 별도의 입장을 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검찰 수사가 중단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조만간 이 전 대통령이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현 정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검찰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온라인 정치공작 의혹과 관련해 김태효 전 청와대 비서관을 출국금지하는 등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 전 대통령은 매주 삼성동 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회의를 하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귀국 이후에도 잠시 측근 그룹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무엇보다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회의에 참석하는 측근 그룹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결기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전 대통령이 이번에 바레인 출장을 다녀오면서 "외국은 세계 속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소모적인 정쟁에 매몰돼서 되겠느냐"는 견해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고 이 전 대통령 측이 전했다.

특히 내부적으로는 이 전 대통령 측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강경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우리도 5년간 집권했는데 왜 자료가 없겠나"라며 "다만 그렇게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바람직한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일단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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