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문인들 현실적 조언

‘2018 한경 신춘문예’ 원고 접수 마감(다음달 5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경 신춘문예는 총 상금(원고료) 4500만원을 내걸고 시, 장편소설, 시나리오 등 세 부문에서 원고를 공모한다. 원고를 최종 제출하기 전 퇴고에 여념 없을 작가·시인 지망생들을 위해 선배 문인들이 현실적인 조언을 전해왔다.

◆“제일 중요한 건 기본기”

소설가들은 신춘문예 심사를 할 때 “장편소설로서의 기본을 갖췄느냐”를 가장 중요시한다고 입을 모았다. 성석제 작가는 “예심을 보다 보면 소설 뒷부분에서 주인공의 이름을 다르게 적거나, 문장의 주술 구조가 맞지 않는 작품을 꽤 많이 접한다”며 “원고 마감까지 20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을 잘 다듬고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제5회 심사위원을 맡았던 구병모 작가도 기본기를 강조했다. 구 작가는 “독특한 소재와 아이디어, 설정을 짜는 데만 집중하다가 서사 구조가 흐트러지는 응모작이 많다”며 “일단 쓰기 시작하고 보자는 생각보다는 간략하게라도 기승전결의 개요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작가 이전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적 고민을 하면서 소설을 썼으면 좋겠다”며 “자극과 흥미 유발을 위해 특별한 맥락 없이 유독 두드러지게 그린 관음이나 강간 장면을 응모작에서 종종 보는데 이런 방식은 통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험답안 같은 詩는 사절”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해서 ‘새로움’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시 부문의 문인들은 “대담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3·4회 심사위원을 맡았던 이원 시인은 “긴 호흡으로 내려가야 하는 소설과 달리 시는 신선한 언어감각이 중요하다”며 “신춘문예 등단 지망생들은 안정적인 작품을 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데 심사위원들은 오히려 대담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시인에게 주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등단을 시험 공부하듯 준비하지 말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5회 심사위원인 이영광 시인은 “온갖 수사법과 어지러운 상상으로 꾸며낸 문장들을 보다 보면 시험을 통과해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욕망이 묻어 있다는 걸 느낀다”며 “겸허하고 무력하지만 사심 없이 허를 찌르는 문장들이 오히려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다”고 강조했다. 이 시인은 “‘시적 헛소리’라 할지라도 그 안에 진심이 담겨야 한다”며 “등단을 결정하는 것은 등단에 대한 열정보다 결국은 시에 대한 열정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회 심사를 맡았던 김기택 시인 역시 “신춘문예 지망생들은 소위 ‘신춘문예 스타일’을 구사하기 위해 애쓰는데 그 대신 자신만의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존 수상작 의식 마라”
시나리오에 대한 조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유정 평론가는 “이전 수상작을 의식하는 작품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강 평론가는 “신춘문예가 요구하는 건 당장의 상업성이 아니라 아직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회적 올바름에 관한 이야기일 수 있다”며 “지금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J문화재단 공모전에서 당선돼 영화로 제작된 ‘아이캔 스피크’를 모범적 예로 들었다.

2018 한경 신춘문예는 등단자에게 다양한 특전을 제공한다. 장편소설 당선작은 문학 전문 출판사인 은행나무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단행본 출간 전 카카오페이지에 사전 연재된다. 소설 및 시나리오 당선작은 콘텐츠 제작사와 함께 드라마·영화화를 추진한다. 시나리오 당선작 상금은 지난해(500만원)보다 두 배 많은 1000만원으로, 국내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 중 최고 상금이다.

원고는 다음달 5일까지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봉투 겉면에 응모 부문과 함께 ‘한경 신춘문예 응모작품’이라고 잘 보이게 적고, 작품 첫 장에 별지를 이용해 응모 부문, 이름(필명일 경우 본명 병기), 주소, 전화번호, 원고량(200자 원고지 기준),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을 명시해야 정식으로 접수된다. 당선자와 당선작은 내년 1월1일자 한국경제신문 신년호에 발표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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