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벽체 무너져 차량 덮치고…주요 산업시설 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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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5.4 강진이 발생한 경북 포항은 건물 벽체가 갈라지거나 무너지고 시민이 놀라 긴급 대피하는 등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조용한 오후 일상을 보내던 시민은 어느 순간 건물이 크게 흔들리는 진동을 느끼고 무너질 수도 있다는 불안에 휩싸여 황급히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15일 오후 2시 29분께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포항 곳곳 건물은 벽이 심하게 갈라지거나 벽체나 벽돌이 무너져 흉물처럼 변했다.

시민들은 건물이 심하게 요동치고 내부 집기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공포에 떨며 황급히 건물에서 빠져나왔다.

포항 북구 양덕동 한 아파트 주민은 "아파트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고 액자가 떨어져 몸만 겨우 밖으로 나왔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이 걸어서 집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포항 대이동 한 영어학원 원장 박모(39)씨는 "수업 중 건물이 휘청거리고 어린이가 울고 난리가 났다"며 "학부모들이 불안해 계속 문의전화를 해 수강생들을 집으로 보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건물 주변에는 지진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등이 나뒹굴었고 거리마다 시민들이 몰려나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동대 등 건물 곳곳은 벽체가 심하게 갈라지고 벽면에서 콘크리트와 벽돌이 떨어져 지진 강도를 실감케 했다.

또 건물 벽이 무너지면서 주차된 차를 덮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포항역은 지진 이후 일부 공간에 물이 새 운영을 중단했다가 수습하고 재개했다.

고속도로 포항IC 하이패스 차선은 먹통이 됐다.

경북소방본부에는 2천여 건의 문의전화가 폭주했고 화재, 구조, 구급 신고가 잇따랐다.

여진도 이어져 주민들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주민 정병숙(69·여)씨는 "한동안 계속 흔들려서 급하게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며 "작년 경주 지진 때보다 훨씬 많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포항에 사는 김모(54·여)씨는 "갑자기 집이 마구 흔들렸고 정신이 아찔했다"며 "바로 집 밖으로 나왔는데 아직도 심장이 떨린다"고 했다.
포항뿐 아니라 경북과 대구 전역에서도 심한 진동을 느껴 주민들이 지난해 경주 강진에 이어 다시 한 번 큰 혼란을 겪었다.

대구시민 이모(35·여)씨는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어서 작년 9월 지진 때는 며칠 동안 집에도 못 들어갔는데 오늘 밤에 집에 들어가야 할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경북도교육청은 포항 지진과 관련해 도내 각급 학교에 긴급 메시지를 보내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을 귀가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지진으로 주요 산업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제철소는 특별한 피해 없이 설비를 정상 가동하고 있고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도 정상 운영 중이다.

경주 월성원전 1호기는 지진 발생 경보가 발생해 설비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대기업 생산라인은 일시 정지 없이 가동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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