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돈에 대한 태도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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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으면 나쁠 것이 없다’(84.4%) ‘돈을 많이 가질수록 권력이 증가한다’(84.3%) ‘돈이 많은 사람은 행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66.6%).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돈에 대한 태도 조사 결과(괄호 안은 해당 내용에 동의하는 사람의 비율)다. 한 마디로 돈을 많이 가질수록 좋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돈이 적어도 얼마든지 더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 돈에 대한 태도를 좀 더 알아보자.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다. 돈 태도 척도(MAS, Money Attitude Scale), 돈에 대한 신념과 행동 척도(MBBS, Money Beliefs and Behavior Scale), 돈 윤리 척도(MES, Money Ethic Scale), 돈 중요도 척도(MIS, Money Importance Scale) 등이 대표적이다. MBBS를 활용한 연구에 따르면 젊은 사람들이 돈을 권력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고, 나이 든 사람들은 한 사람이 가진 부는 그 사람 노력과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강했다. MES로 이뤄진 연구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그리고 남성에 비해 여성이 돈이 그 사람의 성취를 나타낸다고 생각하고 돈을 악으로 보는 경향이 약했다. 반면 젊을수록 돈을 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처럼 연령, 성별 등에 따라 돈에 대한 태도가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은 돈을 원한다. 그 이유는 더 많은 돈이 바로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더라도, 더 많은 돈으로 인해 자신에게 변화가 생기고 그런 변화 때문에 행복해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돈이 많아지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대학생 300명 대상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옷, 음식, 소비행태, 자동차, 외모, 여행, 사는 곳 등 외적 요소들이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 외적 요소의 변화는 자신에게 돈이 많이 생긴 것을 다른 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한다. 그로 인해 자기만족을 넘어 타인의 인정이나 부러움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진로, 자기계발, 목표, 가치관 등 자신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다. 돈이 많아지면 진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 전에는 엄두낼 수 없었던 목표에 도전할 수도 있다. 미래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관도 변할 수 있다.

세 번째 변화는 물질적 풍요로 인한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여유는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나 시각, 다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태도나 시각을 바꿔 대인관계 변화를 유발한다.
돈으로 인한 변화가 항상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과소비로 돈을 탕진할 수 있고, 물질만능주의 같은 잘못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으며, 여유를 넘어 자만에 빠질 수 있고, 그로 인해 대인관계가 나빠질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돈으로 인한 변화가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앞의 대학생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외적 요소, 미래, 여유, 대인관계 등 돈으로 인한 모든 변화에서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부정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게 예상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돈을 벌면 나에 비해 타인은 부정적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자신은 돈이 많이 생겨도 그 돈을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많은 돈이 부정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돈에 대한 태도와 돈으로 인한 변화는 투자행동에 시사점을 준다. 사람들은 투자에 나설 때 합리적인 수준의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무조건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 마치 돈에 대한 태도에서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긍정적 변화를 일으켜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과 같다.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려면 더 높은 원금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자신이 돈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그리고 돈이 생기면 어떤 변화가 생기기를 원하는지 생각해보자.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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