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이 밀어올리는 코스닥

코스닥 닷새 연속 상승…750선 돌파

기관 5일새 9658억 순매수
외국인도 2448억 사들여

셀트리온·CJ E&M 등 코스닥 대표종목 집중 매입
국민연금 등 연기금 코스닥 투자 확대도 호재

코스닥지수가 2년3개월 만에 750선을 돌파한 14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청주여자상업고 학생들이 시세전광판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닥시장이 알짜 대형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시장 수급 구조가 개인투자자 중심에서 ‘큰손’ 투자자 위주로 바뀌면 저평가 우량주를 중심으로 활발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최근 매수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코스닥지수는 장기 박스권(600~800)을 상향 돌파해 내년에 1000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많다.

◆CJ E&M 등 코스닥 알짜주 관심

코스닥지수는 14일 15.08포인트(2.03%) 오른 756.46으로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 8.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7%)을 크게 웃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가려져 소외받았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코스닥 랠리’를 이끌고 있는 주체는 ‘큰손’으로 불리는 기관과 외국인이다. 국내 기관들은 지난 5거래일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96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3200억원가량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외국인도 지난 5거래일간 코스닥시장에서 244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과 외국인은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코스닥 알짜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코스닥 ‘대장주’인 바이오기업 셀트리온과 CJ E&M, 신라젠, 메디톡스, 포스코켐텍, 제이콘텐트리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이후 코스닥지수가 15.87% 오르는 동안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코스닥150지수는 25.72% 뛴 이유기도 하다.

기관들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이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4분기 영업이익은 13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8.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순매수 종목 2위인 CJ E&M의 4분기 영업이익(255억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1.6%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외국인은 서울반도체, 동진쎄미켐,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테스 등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중소형 정보기술(IT)주를 많이 사들였다.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제약·바이오주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볼 때 중소형 IT주의 상승 여력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150 ETF도 투자대안”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 종목에 적극 ‘베팅’하고 나선 배경에는 ‘연기금 효과’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벤처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기금은 최근 5거래일간 코스닥시장에서 100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연기금이 코스닥 종목 편입비중을 지금의 1~2% 수준에서 10%까지 확대하면 연간 약 3조원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붙은 코스닥시장에서 당분간 실적 개선주가 주목받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0개 주요 코스닥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283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939억원)보다 84.9% 늘어나는 수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 예상치 65.9%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이 어려울 때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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