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종자본증권 발행
재무건전성 개선 기대감
롯데손보·DB생명도 증자추진
한화생명(사장 차남규·사진)이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 3곳에 신용등급 예비평가(pre-rating)를 의뢰했다.

한화생명은 내년 상반기께 10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을 마무리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한화생명이 발행하는 해외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에 5년 이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생명이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만, 우선주·보통주처럼 자본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만기 5년 전부터 매년 20%씩 자본 인정액이 깎이는 후순위채와 달리 발행액 전액을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RBC를 계산할 때 분자에 해당되는 가용자본이 그만큼 늘어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감독당국은 2021년 도입할 예정인 IFRS17에 보험사들이 제대로 대비할 수 있도록 RBC비율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은 보험사 부채 평가 기준이 원가이지만 IFRS17 도입 이후엔 시가로 바뀐다. 이에 맞춰 RBC 감독기준을 강화해 보험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자본확충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감독당국의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경우 조달비용이 국내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등급 결과에 따라 10억달러를 한꺼번에 발행할지, 일부를 국내에서 발행할지 등은 추후 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보험사들도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오는 30일께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10년이며 발행 5년 뒤부터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 있다. DB생명도 올해 안에 영구채나 후순위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해 1000억원가량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손보는 지난 9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시행해 1997억원을 조달했다. KDB생명도 3000억~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박신영/김진성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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