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특별연사로 나선 김연아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올림픽 기간 휴전결의 채택 호소
유엔 "일체 적대행위 중단" 의결
미·중·러 등 157개국 최다 참여
“제 종목인 피겨스케이팅에서 북한 페어(남녀혼합조) 선수들이 출전권을 얻었는데, 꼭 경기에 참가하길 바랍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더 의미가 깊을 겁니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피겨여왕 김연아(사진)가 13일(현지시간) 세계 외교의 심장부 유엔총회 연단에 섰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 채택을 호소하는 자리였다.

올림픽 휴전결의는 올림픽의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의 전통을 이어받아 1993년 이후 하계·동계올림픽을 앞두고 2년마다 유엔총회가 채택해왔다. 이날 채택된 평창동계올림픽 휴전결의는 개막 7일 전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까지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157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동계올림픽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통상 결의 채택 때는 각국에서 정부대표 한 명만 발언하는 게 관례다. 이날은 우리 측 요청으로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뒤를 이어 김연아가 ‘특별 연사’로 나섰다.

김연아는 약 4분간 영어연설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인) 열 살 때 남북 선수단이 경기장에 동시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스포츠의 힘을 느꼈다”며 올림픽 정신과 평화를 강조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은 남북한 사이의 얼어붙은 국경을 뛰어넘어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와 인류애라는 올림픽 정신을 세계인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선 외신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김연아는 북한 선수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북한의 출전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런 얘기들이 오가는 것만으로도 스포츠가 정치와 종교 등을 뛰어넘는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막식 성화봉송의 마지막 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마지막 주자가 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피겨스케이팅 갈라무대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는 2014년 은퇴한 사실을 거론하며 “갈라 참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엔총회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태열 유엔 주재 대사,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 송석두 강원도 부지사 등 10여 명의 정부대표단이 참석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총회장에서 유엔 회원국들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독려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개막까지 채 90일도 남지 않았지만 북핵사태로 인해 위기감이 높아지며 일부 유럽 국가에서 불참설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듯, 한국 정부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올림픽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 참여 여부에 대해 “내년 2월 초까지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단일창구인 IOC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힐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입장권이 특히 미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장 만석’을 자신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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