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칙' 적용 엇갈려…1심 뒤집혀
"비용부담 2000억 감당 못해" 상고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34,650600 1.76%)가 생산직 근로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확대 소송 2심에서 패소했다. 1심에서는 법원이 회사 측의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 주장을 인정해 회사가 승소했으나 2심에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처럼 통상임금 사건에서 1심과 2심의 신의칙 판단이 엇갈린 사례가 속출하면서 기업 경영 현장에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8일 만도 근로자 42명이 “연 750%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다시 계산한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라”며 낸 체불임금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을 깨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통상임금은 휴일·야간 등 연장근로의 기준 임금으로, 연장근로에는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한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연장근로 수당도 그만큼 늘어난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만도 근로자들은 1인당 평균 3800여만원을 받는다. 만도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8900만원이었다. 회사는 전체 부담이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만도 근로자들은 2012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체불임금 산정 기간은 2009년 1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5년이다. 만도 노사는 이번 소송 결과를 전체 직원 4200여 명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또 2015년부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서 연봉을 평균 140만원가량 올렸다.

1심인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은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인용했다. 1심 재판부는 회사에 연간 순이익 규모와 맞먹는 비용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 임금 인상률이 기존의 4배에 달한다는 점, 향후 투자에 상당한 위축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근로자의 요구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봤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통상임금 추가에 따른 법정 수당의 재산정 규모는 회사 재정 상태에 비춰 신의칙 위반이 아니다”고 판결했다.

만도는 지난해 순이익 2101억원을 냈지만 올해는 자동차산업 불황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만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의 대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시기에 1년 연구개발 투자금과 맞먹는 비용 부담이 발생하면 미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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