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질학회 학술대회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진 위성 영상으로 붕괴 확인
학계 "백두산 분화 배제 못해"
북한이 지난 9월 강행한 6차 핵실험 여파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지반이 4m가량 무너졌다는 사실이 학계를 통해 확인됐다.

대한지질학회는 26일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7 추계지질과학연합학술대회’에서 특별세션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북한 6차 핵실험 분석 결과를 발표한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진은 6차 핵실험 직후 위성으로 핵실험장을 촬영한 영상을 분석했다. 실험장 주변 지반이 4m가량 무너졌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이원진 기상청 연구사 연구진은 이날 일본의 영상레이더(SAR)를 활용해 풍계리 일대 실험장 주변 9.2㎢에 걸쳐 3m가량 가라앉았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이 연구사는 “백두산 일대에 대한 지표 조사에서는 지반 붕괴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학계는 이번 6차 핵실험이 백두산을 자극했을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지만 핵실험으로 인한 분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북한 6차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한 지진 규모는 5.7로 경주 지진과 맞먹는 수준이지만 실제로는 미국지질조사국(USGS)이 발표한 규모 6.3보다 더 큰 압력을 백두산 지하 마그마 방에 가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홍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2월 북한 핵실험으로 발생한 지진이 규모 7에 이르면 백두산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지하 5㎞ 지점부터 35㎞ 지점까지 고온고압 상태의 뜨거운 마그마가 차 있는 방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마그마 방에 지진이나 핵실험 등으로 발생한 압력이 가해지면 수증기를 머금은 공기방울들이 생성돼 올라오면서 마그마를 지표면으로 밀어올린다. 마그마가 가득 차 있고 백두산처럼 화산이 분출한 전력이 있으면 작은 압력으로도 화산이 분출하는 ‘트리거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제일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폭탄이 터질 때 주로 발생하는 음파인 공중파(인프라사운드)가 이전 핵실험 때보다 10배 이상 컸다고 확인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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