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의 분쟁 이후 불거진
경영권 불안 해소 방안 필요
기업 인수·신사업 '탄력' 기대
마켓인사이트 10월24일 오전 5시11분

온라인게임 ‘리니지M’ 광고에 깜짝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367,5004,000 -1.08%) 창업자 겸 사장. 광고 속에선 리니지M을 즐기는 젊은이로부터 “아저씨 누구세요”라는 질문을 받고 머쓱해 하지만 국내 게임업계의 대부로 통하는 인물이다.

그의 엔씨소프트 지분은 10%대 수준에 불과하다. 엔씨소프트가 향후 미국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처럼 지주사로 전환해 김 사장이 경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회사 ‘몸값’도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지분 12.34%(270만7366주)를 소유하고 있다. 김 사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12.01%·263만5050주)을 웃도는 규모다. 국민연금과 김 사장 측은 지난해 이후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자리를 여섯 차례나 주고받으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김 사장은 2000년 회사가 상장한 직후 30%에 달하는 회사 지분을 보유했다. 하지만 그가 2012년 보유한 지분 가운데 일부인 14.7%(321만8091주)를 서울대 공대 후배인 김정주 씨가 창업한 넥슨에 8045억원에 매각하면서 현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게임회사인 일렉트로닉아츠(EA)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EA 인수가 실패로 끝나자 2015년 넥슨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참여 의사를 밝혔고 경영권 분쟁 양상으로 번졌다. 김 사장이 그해 2월 넷마블을 우호주주(백기사)로 끌어들이면서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영원히 백기사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지분 5.0%를 보유한 슈로더자산운용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서다. 엔씨소프트가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에 나서거나 자사주 지분(현재 3.14%)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 중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김 사장 등 특수관계인의 엔씨소프트 지주사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높일 수 있어서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김 사장이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하면 다른 주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신사업과 인수합병(M&A)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주사 산하 사업회사가 사업·게임별로 여러 개로 쪼개지면서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도 거둬 기업가치가 커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넥슨 지주사 NXC가 과감한 신사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는 점도 엔씨소프트의 지주사 전환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거래 등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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