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 '박스피' 딛고 본격 상승 기대 커져
'반도체 착시'와 대기업 쏠림 극복이 과제
신산업 주도주 키울 혁신성장 서둘러야
코스피지수가 어제 사상 처음으로 장중(場中) 한때 2500을 돌파했다. 2007년 7월24일 장중 2000을 넘어선 지 10년3개월 만이다. 미국 EU(유럽연합) 등 세계 경제 회복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상장사들의 호(好)실적 덕분이다. 북핵 위기, 중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미국의 보호무역 등 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6년 7개월 동안 지루하게 이어지던 ‘박스피(2010년9월부터 지난 4월까지 코스피지수가 1800~2200선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것을 이르는 말)’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주가 상승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중·장기적으로 ‘코스피 3000’도 가능할 것이란 증권업계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 가려진 한국 경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환호만 할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린 ‘반도체 슈퍼 호황’에 경제지표들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상반기 상장사 650여 개의 영업이익은 78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조원(18%) 늘었지만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빼면 오히려 2조원 줄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은 대부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제조업 전반이 부진하다. 특히 생산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 조선은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6%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66.5%) 후 가장 낮았다.
‘코스피 3000 시대’를 열려면 증시 저변을 넓히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튼튼히 해야 한다. 증권시장 제도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어제 발표한 ‘증권사 경쟁력 강화 30대 방안’은 그런 점에서 시의적절했다. 벤처 등 ‘모험투자’ 및 중소·중견기업 투자 확대, 사모시장 활성화, 기업공개(IPO) 요건 완화 등 증시 활성화 방안이 적지 않다.

정부가 추진 중인 ‘신산업·신기술 규제개혁’은 시급하고도 근원적인 과제다. 정책은 타이밍이 관건이다. 정부가 혁신 성장을 위해 ‘사전허용-사후규제’라는 ‘포괄적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을 선언한 이상 더 늦춰서는 안 된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新)산업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규제개혁으로 자율주행차와 맞춤형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분야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속속 등장해야 증시도 경제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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