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드라마발레 두 편 가을 무대

톨스토이 명작 '안나 카레니나'
아시아 지역에선 초연 무대
한나래·김리회 등 몸짓 대결
11월 1~5일 예술의전당서

푸시킨 소설 발레화 '오네긴'
황혜민·엄재용 고별무대
거침없는 리프트·점프 눈길
11월 24일 예술의전당서 개막

국립발레단이 11월1~5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할 ‘안나 카레니나’. 국립발레단 제공

러시아 대문호들의 소설을 발레로 옮긴 작품이 다음달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은 다음달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안나 카레니나’를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다음달 24~26일 같은 극장에서 ‘오네긴’을 선보인다. 국내 양대 발레단이 야심차게 내놓는 대작인 데다 러시아 거장들이 쓴 비극을 토대로 한 드라마 발레라는 공통점이 있어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드라마 발레는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무용수의 섬세한 연기를 중시한다. 엄격하게 정해진 틀과 양식이 있고 발레 동작 자체의 예술성을 드러내기 위한 기교가 많은 클래식 발레와 차이가 있다. 문학 작품의 정수를 표현한 발레의 맛, 몸의 언어가 남기는 상상의 여지와 여운을 즐길 수 있다.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아시아 초연

국립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는 레프 톨스토이의 명작을 토대로 한다.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을 하던 귀부인 안나가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라는 소재로 신념과 질투, 욕망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묘사했다.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 크리스티안 슈푹이 이를 발레로 재탄생시켰다. 2014년 10월 취리히오페라극장에서 초연했을 때 안무와 무대, 영상, 의상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흐마니노프와 루토슬라프스키의 음악을 쓴다. 폴 코넬리가 지휘하고 코리안심포니가 연주한다.

이 작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서 처음이다. 국립발레단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앞서 열리는 문화 올림픽 프로그램 ‘평창, 문화를 더하다’의 일환으로 이 공연을 연다. 국립발레단 간판 무용수들이 주역으로 나선다. 한나래 김리회 박슬기가 안나를, 김기완 박종석 이재우가 브론스키를 번갈아 맡는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오네긴’

'오네긴'

유니버설발레단은 러시아 ‘국민 작가’로 불리는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발레로 풀어낸다. 오만하고 자유분방한 도시 귀족 ‘오네긴’과 아름다운 사랑을 갈망하는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어긋난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드라마 발레 안무의 대가로 꼽히는 존 크랑코가 이를 발레 언어로 다시 썼다.
크랑코는 정형화된 마임(인물의 감정, 성격, 행위 등을 나타내는 표정과 몸짓)과 화려한 무대세트는 과감히 없앴다. 대신 풍부한 감정과 내면 연기를 담아내는 독무와 파드되(2인무)를 작품 전면에 내세웠다.

극의 흐름에 따른 춤의 느낌 차이를 비교해볼 만하다. 1막의 파드되에서는 거침없는 리프트와 점프 테크닉이 두드러진다. 첫사랑에 빠진 타티아나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심상을 나타낸다. 3막의 파드되는 오네긴이 타티아나의 팔을 뒤에서 붙잡고 매달리거나 서로 몸을 뒤엉켜 하늘을 향하는 등 정형적이지 않은 동작이 많다. 오네긴의 애절한 구애와 이에 흔들리는 타티아나의 복잡한 심정을 표현하는 몸짓 언어다.

차이코프스키의 28개 피아노곡을 발췌해 관현악곡으로 재편집한 음악이 춤과 어우러지며 정서의 농도를 높인다. 구모영의 지휘로 쿱스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발레단 수석무용수 부부인 황혜민과 엄재용이 24일 개막공연과 26일 폐막공연을 장식한다. 발레단 동반 은퇴에 앞서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고별 무대라 발레 팬들의 관심이 높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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