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명 금융부 차장 chihiro@hankyung.com
23일은 상강(霜降)이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다. 늦가을 막바지 추수에 농가의 마음이 한창 바쁠 때다. 하지만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은 여전히 ‘농번기’다. 새 정부의 적폐청산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시한폭탄과 같은 북한 리스크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주엔 굵직한 경제 이슈가 많다. 먼저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온다. 6·19 대책, 8·2 대책에 이어 새 정부가 내놓는 세 번째 대책이다. 투기세력과의 전쟁에 초점을 맞췄던 이전 두 차례 대책에서 정부는 ‘1무1패’의 성적을 거뒀다. 서울·부산·세종 등을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한 6·19대책은 집값 급등세를 잡지 못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내용을 담은 8·2대책은 절반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많다. 대책 발표 후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일부 아파트 청약에는 구름떼같은 인파가 몰리고 있어서다.

10·24대책을 통해 정부는 ‘투기와의 전쟁’의 마침표를 찍기를 기대한다. 이번 대책에는 금리상승기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덜어줄 지원책과 함께 신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규제 방안도 함께 나올 예정이다.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돈줄을 끊는 내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시장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참에 투기세력을 때려잡겠다’는 정부 의지가 그만큼 강해서다.

관심은 10·24대책 발표 이후다. 과연 정부 대책의 약발은 먹힐까.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가 언제 시장과 싸워 이긴 적 있느냐”고 되묻는다. 여전히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1%대이고, 천문학적 부동자금이 시중에 떠도는 만큼 효과를 가늠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김동연 부총리가 지난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유세 인상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 대목은 그래서 더욱 와닿는다. 얼마 전까지 “보유세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던 그다. 이번 대책도 약발이 안 먹힐 경우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 ‘노무현 정부 시즌2’를 재연하겠다는 선제경고로 들리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 “김 부총리가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기획재정부에 피자 한 판 쏘겠다”고 했다. 10·24대책은 투기세력에 된서리가 될까, 아니면 정부의 또 다른 1패(敗)로 기록될까. 기재부 관료들이 대통령의 ‘피자 한 판’을 먹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24일에는 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가 열린다. 지난주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건설 재개’ 결론을 내린 이후 정부가 어떤 내용의 ‘탈(脫)원전’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26일에는 한국은행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를 발표한다.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정한 3%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볼 지표다. 지난 1분기, 2분기 성장률(전기 대비)은 각각 1.1%와 0.6%였다. 3분기 성장률이 0.8% 이상 기록하면 3%대 성장률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해외에선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24일 폐막한다. 이어 25일에는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 차기 지도부를 뽑는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가 열린다.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주창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후계자가 결정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태명 금융부 차장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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