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탄호이저' 주연 맡은 스미스·김석철
“오페라 ‘탄호이저’를 무대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도전입니다. 200여 명의 예술인이 모여 감정 소통을 하는 건 세계 어디서든 힘든 작업이죠. 하지만 그만큼 뿌듯하고 신나는 일입니다.”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에서 탄호이저 역할을 맡는 테너 로버트 딘 스미스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성남문화재단은 이 작품을 자체 제작해 오는 26~29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국내 무대에 오르는 것은 1979년 국립오페라단이 한국어로 번안해 올린 이후 38년 만이다. 탄호이저 역할은 미국 출신의 바그너 전문 ‘헬덴 테너(주로 영웅 역할을 맡는 테너)’인 스미스, 지난해 한국인 테너 최초로 세계적 바그너 축제인 바이로이트에 데뷔한 김석철이 번갈아가며 맡는다.
오랜 시간 이 작품이 한국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방대한 스토리, 복잡한 갈등과 고뇌가 담긴 오페라이기 때문이다. 특히 탄호이저의 심적 방황을 심오하게 그려내야 한다. 탄호이저는 베누스 베르크(환락의 세계)와 일상을 오가며 쾌락과 정신적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반복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김석철은 “탄호이저의 내면 자체가 작품의 감상 포인트”라며 “바그너 본인이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도 여기에 담겨 있으니 눈여겨봐 달라”고 강조했다. 스미스는 “캐릭터가 울퉁불퉁해 표현하기 다소 힘든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딱딱한 사회에서 벗어나 일탈을 즐겼다가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탄호이저의 방황과 고통에 누구나 쉽게 공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호이저만의 형식적 특성도 강조했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오페라와 독일 음악극 사이의 과도기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오페라처럼 아리아로 노래하는 부분보다 대사를 관현악에 맞춰 읊조리듯 말하는 부분의 비중이 높다. 김석철은 “바그너는 육체적 쾌락과 정신적 사랑의 균형을 맞추듯 음악과 텍스트의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뒀다”며 “이를 최대한 살려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