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9% 수익에도 투자자 절반 손실
불안감에 '단기투자 함정' 빠진 탓
적립식 장기·글로벌 분산 투자 필요

조홍규 <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 >
개인들의 펀드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공모펀드 잔액은 2010년 152조원에서 지난해 91조원으로 약 40% 감소했다. 수익률 부진이 주요 원인이지만 단기투자의 함정에 빠진 영향도 크다.

상당수 투자자는 시장등락을 잘 견디지 못한다. 하락장에서 펀드를 처분하거나 상승장에서도 일정 수익을 거두면 조기 환매한다. 전설적 펀드매니저로 유명한 피터 린치의 마젤란펀드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젤란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29%에 달했다. 하지만 여기에 투자한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손실을 봤다. 장기투자의 힘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기적 주가 흐름은 파악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랜덤워크 이론의 핵심이다. 실제로 1980년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오른 날은 51%, 떨어진 날은 49%였다. 동전 던지기 확률과 다를 게 없다. 하지만 투자 기간을 늘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투자 기간이 1년이면 상승할 확률이 64%로 오른다. 10년이라면 84%에 달한다. 20년이면 100%로 나타난다.

오랫동안 투자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막상 실천하기는 어렵다. 가끔씩 찾아오는 조정장세에서 불안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그래서 필요한 장치가 적립식 투자다. 적립식 투자는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납입하는 방식이다. 시장이 하락하는 공포의 시기에도 감정의 동요를 배제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펀드에 장기투자하더라도 어느 시점에 갑자기 시장이 사나워져 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분산으로 보완해야 한다. 여러 종류의 자산에 투자금을 나누면 어떤 펀드에서 손해가 나더라도 다른 펀드의 이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2000년 이후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단일 자산군에 투자하는 것보다 여러 국가의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자산에 투자한 분산 포트폴리오가 변동성을 낮추고 더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했다.
투자자의 상황에 맞는 상품 선택도 중요하다. 나이와 자산, 투자가 가능한 시간, 돈이 필요한 시점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은 지금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적지만 미래 소득이 많다. 또 투자 손실을 보는 중이라도 은퇴 시점까지 회복되도록 기다릴 수 있다. 반면 은퇴가 가까워지면 그 반대가 된다. 쌓아 놓은 자산은 많아도 미래 소득이 적고, 손실이 발생하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많지 않다. 젊을수록 위험 자산의 비중을 높여 투자하고, 나이가 들수록 안전 자산에 투자를 더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펀드 투자할 때는 수수료를 반드시 확인해봐야 한다. 수수료가 높은 상품에 장기투자했다면 투자 성과가 기대한 것보다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10년간 투자한 경우 저비용(수수료 0.15% 가정)과 고비용 상품(수수료 1.5% 가정)의 수익률 차이는 12%까지 벌어진다. 펀드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수수료만 따질 수는 없지만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

증권업계도 단기 이익에 매몰되지 말고 투자자에게 올바른 투자 원칙을 전달하고 건전한 투자 문화를 선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펀드업계가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국민의 재산 증식은 고사하고 스스로의 생존도 보장받지 못한다.

조홍규 <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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