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북핵문제 진지하게 고민하고 피부로 느낄 기회"
"양당제 회귀는 바람직하지 않아…총선 민의 받들어 협치해야"

러시아·폴란드·슬로바키아 3개국 순방을 마친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회가 '밥값은 하는 외교'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귀국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이뤄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실있고 실질적인 의회외교를 할 수 있는 모델을 임기 중으로 만들어놓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의장은 "작년 6월 국회의장에 취임할 때에는 국내 정세로 인해 외교를 거의 할 수 없었고, 올해부터 활동을 시작하면서 어떻게 하면 국익에 보탬이 될까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와 방향성을 갖추고, 인간으로서의 교감과 성의를 보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정치를 시작하기 전 종합무역상사에서 경험한 것들도 살려 국익에 부합하는 외교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서 러시아 상·하원의장을 면담하고 양국간 협력을 다짐한 것과 관련해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등을 통해 러시아와 대등하게 외교하는 입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러시아에 줄 것보다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다.

러시아의 신용을 활용해 독립국가연합(CIS)국가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면서 "북한 핵·미사일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와의 친분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장은 9박11일 동안의 순방 중 만난 각국 지도자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위협이 크다고 생각들을 하면서도, 결국은 제재를 하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고 국회에서 연설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껏 북핵문제에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했다기보다는, 감각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참모들의 제한된 도움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한국에 오게 되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들을 폭넓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이런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 의장은 최근 정당간 연대·통합 구상 등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정치권이 지난 총선의 민의를 잘 받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총선에서 다당제가 만들어진 만큼 과거의 양당제로 회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여소야대 상태로 정부가 아무 일도 못하게 하라는 것은 아니다.

협치나 연정을 통해 일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국민이 만들어준 틀을 존중하되, 그 안에서 정치력을 발휘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직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구성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정치권이 민생을 챙기고 국가적 현안을 제대로 감당해야 한다는 기조 하에서 정당 지도자들이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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