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전문가…진보성향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

이유정 사퇴 47일만에 지명
재판실무·연구능력 인정받아

청와대 "9인체제 완성 후 소장 임명"
소장 확정시 '코드인사' 논란일 듯
사법 양대수장 모두 '우리법' 출신
청와대가 1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유남석 광주고등법원장(60·사법연수원 13기·사진)은 과거 이른바 ‘진보성향’ 법관 모임으로 편향성 논란을 빚었던 ‘우리법연구회’ 창립멤버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인사라는 평가다. 법조계 관측대로 유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이 된다면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사법부 양대 수장을 모두 맡는 일종의 ‘사건’이 예상된다.

◆코너 몰린 청와대의 전격 지명

청와대는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최종 임명된 뒤 ‘9인 체제’가 완성되면 소장 후보를 지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대행 체제’ 논란을 진화하면서 청와대가 주장해온 헌재 소장 임기를 법제화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가 청문 결과 보고서를 채택하는 등 최대 30일가량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청와대는 이 기간 국회가 헌법재판소장 임기 관련 입법 미비 사항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8명의 재판관 중 5명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고, 2명의 임기는 2019년 4월까지다. 헌법재판소법상 소장 임기 규정은 별도로 없어 지금까지 소장 임기는 재판관의 잔여 임기로 적용돼왔다. 문 대통령이 이들 중 소장을 지명할 경우 임기 1~2년의 ‘시한부 소장’을 세우는 셈이 된다. 소장 임기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아 헌법에서 보장하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범위가 극히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인식이다. 소장으로 동시에 지명해 청문회를 한 번 치를 수도 있지만 청와대는 헌재소장 임기에 대한 법적 규정을 완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9명의 헌법재판관 중에서 소장 후보를 지명할 방침”이라며 “문 대통령이 누굴 지명할지는 모르지만 재판관 청문회가 진행되는 것을 봐서 (청문회가) 두 번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했다.

유 후보자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임명되면 기본권 보호와 헌법 수호를 위해 맡겨진 소임을 정성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코드 인사 논란 또 불거질 수도

전남 목포 출신인 유 후보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정통 법관 출신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심의관을 거쳤다. 이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와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을 지낸 뒤 지난해 2월부터 광주고법 법원장을 맡고 있다. 1993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헌재에 파견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헌법을 공부하는 법관들의 모임인 ‘헌법연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유 후보자는 헌재 소장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재판관들의 경우 임기와 임명권자 등을 고려할 때 소장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편향성 논란이 예상된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이 사법부 양대 수장을 모두 맡는 최초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김이수 헌재소장 대행이 편향성 논란으로 국회에서 거부당하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주식투자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한 마당에 또다시 ‘코드 인사’에 나섰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나 민변 출신이 아니면 현 정권에선 법조 고위직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고윤상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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