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등 포함

까다로운 심사 거치지 않고 웨어러블 기기·SW 등
시장에 바로 출시 '혜택'

베일리가 개발중인 스마트 콘택트렌즈 베일리제공

지난달 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핏비트 존슨앤드존슨 로슈 베릴리 피어테라퓨틱스 포스포러스 타이드풀 등 9개 기업을 디지털 헬스케어 사전인증 파일럿 프로그램 참가 업체로 선정했다. 이들은 임상시험 등 기존의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헬스케어 관련 웨어러블 기기나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바로 출시할 수 있는 혜택을 받는다.

삼성전자는 2012년 개발한 건강관리 앱(응용프로그램) ‘S헬스’와 2013년 개발한 스마트폰 연동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기어’ 시리즈를 필두로 디지털 헬스케어사업을 키우고 있다. 갤럭시 기어로 건강 정보를 측정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S헬스를 통해 건강 관리를 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기술력 있는 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적외선 센서로 체내 수분량을 측정하는 기기를 개발한 미국 벤처기업 LVL테크놀로지에 675만달러(약 77억원)를 투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일 실리콘밸리 서밋에서 지금까지 투자했다고 밝힌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헬스톤, 앱톤, 바이오시스템 등 11곳이다.
애플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투 트랙 전략으로 가고 있다. 애플은 채혈 없이 혈당치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 개발되면 웨어러블 기기 ‘애플워치’를 손목에 차고 있는 것만으로도 혈당치를 잴 수 있다. 지난달에는 애플워치의 심박 측정 기능으로 부정맥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2014년부터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앱 ‘헬스키트’를 애플 휴대폰에 내장하기 시작했다. 헬스키트는 애플의 앱스토어처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 의료기관을 끌어들이는 생태계다. 의학 연구 플랫폼 리서치키트, 헬스케어 앱 개발 플랫폼 케어키트도 2015년과 지난해 연달아 출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판’을 개발해 데이터 통합을 꿈꾼다.

웨어러블 기기로 출발한 핏비트는 건강관리 수준을 넘어 의료기기업체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애플보다 앞서 심박을 측정해 부정맥을 예측하는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베릴리는 구글의 생명과학 사업부에서 2015년 독립했다. 베릴리 역시 건강정보를 측정하는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채혈 없이 혈당치를 측정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하고 있다.

피어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약물 중독 치료 앱 ‘리셋’은 지난달 FDA로부터 모바일 앱 최초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포스포러스는 컴퓨터 기반 지노믹스 전문기업이고 타이드풀은 당뇨병 환자와 연구자를 위한 비영리 오픈 데이터 전문 플랫폼이다. 존슨앤드존슨과 로슈는 제약 사업뿐만 아니라 의료기기 사업자로서 역사가 깊다. 최윤석 DHP 대표는 “이번에 선정된 9개 회사는 모두 디지털 분야에 있어서 기술적으로 선두에 있는 기업들”이라고 평가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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