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SGI서울보증 사장 인선이 7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SGI서울보증은 지난 3월 최종구 당시 사장(현재 금융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7개월째 사장이 공석이다. 김상택 전무가 임시로 대표이사를 맡아 사장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수장이 있고 없고는 엄연히 다르다. 금융계 관계자는 “수장이 없으면 의사결정이나 업무 추진에서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루빨리 인선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SGI서울보증은 수장 자리를 오래 비워놔도 되는 ‘한가한 곳’이 아니다. SGI서울보증은 서민과 기업에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금리 대출을 보증해 상환 위험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 역할 중 하나다. 저신용자가 고금리에 노출돼 ‘빚더미’에 앉는 것을 방지하려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이다. 이에 따라 SGI서울보증이 해야 할 업무도 많아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SGI서울보증 사장 인선은 사실상 방치 상태다. 당초 금융계에선 정부가 지난달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대형 국책은행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 지으면 SGI서울보증 인선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도 꾸려지지 않은 채 인선은 계속 미뤄졌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사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SGI서울보증 사장을 지낸 최 위원장이 무심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발 더 나아가 인선이 해를 넘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인선을 하려면 임추위를 구성해 자격 요건을 만들고 후보자를 공모해야 한다. 적어도 인선 과정에만 두 달여가 걸린다.

수장 공백이 길어지는 데는 외부 요인 탓이 크다. SGI서울보증이 ‘정부의 시그널’을 받으려고 눈치를 보다가 인선이 늦어졌다는 분석이다. SGI서울보증 지분 94%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다. 민간기업이지만 공적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정부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역대 사장 6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정부 눈치를 안 봤다면 이런 상황까지 왔겠느냐는 회사 내부 불만도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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