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한반도 긴장속 트럼프 첫 방한…긴밀한 안보공조 다져
압박·대화 투트랙 기조 속 외교·경제·군사카드 논의할 듯
한미FTA 놓고선 두 정상 간 이견 노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음 달 초 국빈방한은 긴장 지수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문제를 중심으로 한반도 안보위협을 어떻게 해소해나갈 것이냐가 양국 정상의 회담 테이블에 오를 핵심 의제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최대 하이라이트인 정상회담은 7일 개최될 예정이라고 양국이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방한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국 정상이 마주앉는 것은 지난 6월과 9월, 워싱턴과 뉴욕에서 한 정상회담 이후 세 번째다.

문 대통령 취임 6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여는 것만으로도 전통적인 우방으로서의 한미 간 우호 관계와 협력을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16일 서면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의 국빈 방한으로서, 양 정상간 개인적 신뢰와 우의를 재확인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통의 위협으로 인식되는 북핵 문제를 놓고 양국 정상이 어떤 내용의 공통해법을 마련하느냐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9월 뉴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유도하기 위한 최고의 압박과 제재를 심화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외교적 해결 기조를 유지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바 있다.

압박과 대화를 축으로 하는 이 같은 '투트랙' 기조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두 정상으로서는 북한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내기 위해 외교·경제·군사적 해법을 아우르는 '큰 그림'을 모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과 대북 군사적 옵션까지 마다치 않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롭고 창의적인 외교적 해법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한 달 남짓한 사이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로켓맨과의 협상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등 사실상 '대북협상 무용론'을 거론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도 군사적 수단을 이용한 북핵 문제 해결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한반도 위기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그러나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외교적 노력은 첫 번째 폭탄이 투하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여전히 우선순위에 있음을 시사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초강경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이는 현재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압박모드를 취하면서도 평화적 해결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군사적 압박 드라이브를 중요한 카드로 간주해 온 미국과 외교적 옵션을 중시해 온 한국 간에 긴밀한 대북공조를 재확인하면서, 북핵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구체화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방한 계기에 대(對) 한반도 방위공약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북 압박 메시지의 일환으로 한국에 핵우산을 약속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국에 핵우산 제공을 약속해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의 완전 포기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도 1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동맹의 공고함과 양국 국민 간의 연대를 비롯해 확고한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보여줄 수 있는 일정에 큰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협상 모드에 들어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만났을 때부터 한미FTA를 '끔찍한(horrible) 협상'이라고 표현하며 문제를 제기할 만큼 이를 주요 현안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의 두 번째 정상회담 당시에도 "우리의 무역협정에 미국에 너무 나쁘고 한국에 너무 좋다는 사실 때문에 모두에게 도움이 되게 바로잡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개정협상을 요구한 바 있다.
한미FTA 2차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까지 열린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공개적인 석상에서 FTA 개정을 압박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때문에 한미FTA가 교역 확대, 시장 접근성 향상, 투자·일자리 창출 등 양국에 이익이 된다고 언급해 온 문 대통령과 불가피하게 이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한미 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FTA 개정과 관련해서는 양국 경제의 영향에 미치는 경제효과를 정확히 분석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저자세'는 지양하는 태도로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9월 뉴욕 방문 당시 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며 미국과 열린 자세로 대화할 것"이라면서도 "한미FTA의 호혜성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