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사이버화폐의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중국 정부의 가상화폐 공개(ICO) 불법 규정,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의 “사기” 발언 등으로 비틀거렸던 비트코인은 지난 주 5000달러선을 돌파했습니다.

올들어서만 5배 넘게 오른 비트코인 덕분에 큰 돈을 번 사람 중 하나가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입니다.
어산지는 지난 15일 트위터에서 “비트코인으로 5만%의 수익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어산지는 왜 비트코인에 투자했을까요.

미국 정부는 기밀문서를 폭로해온 위키리크스에 2010년부터 비자, 마스터카드 등을 통한 현금결제와 이체 등을 막아버렸습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이 이를 주도해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신용카드 등을 통해 기부금을 받아 운영해온 위키리크스는 이후 비트코인 등으로 기부를 받았습니다. 이 결과 엄청난 수익을 거둔 겁니다. 어산지는 위키리크스에 카드 결제를 중지시킨 미국 정부와 매케인 의원 등에 깊은 감사(?)를 전했습니다. 위키리크스는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라이트코인, 지캐시, 모네로를 통한 기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산지는 2010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병으로 근무한 첼시 매닝 일병이 빼돌린 미국의 외교 기밀문서 수십만건을 폭로, 간첩 혐의로 미 정부에 지명 수배돼 있습니다. 또 2015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방위 도청 및 사찰 의혹을 폭로할 때도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는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의 해킹당한 이메일을 공개해 파문을 불러왔었죠.

호주 출신의 어산지는 당국의 체포를 피해 2012년 6월부터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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