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로봇 왕국’입니다. 로봇 중에서도 사람과 꼭 닮은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에 집착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다른 나라에선 힘이 센 산업용 로봇처럼 처음부터 로봇 외형에는 관심이 없거나 인공지능 기능만 갖추면 되지만 일본에선 외모마저 사람과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무척 중시합니다.

그런 일본에서 이번에는 ‘환자 로봇’이 도입돼 의과대학에서 의대생 들의 실습에 적극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노인과 아기 형태로 제작된 로봇이 수술을 비롯해 각종 응급질환 대치법을 익히는데 도움을 준다는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 와세다대학, 나고야대학 등이 정교한 인체 구조를 반영한 로봇을 각각 제작했다고 합니다. 로봇 신체에 다양한 센서를 설치해 의료처치 중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지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의료 및 간호의 질을 높이는 수단을 찾는다고 합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노인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60대 남성의 몸매를 흉내 낸 신장 165㎝, 몸무게 50㎏의 환자로봇을 제작한 것입니다. 22군데 관절운동을 할 수 있고, 앉거나 누워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골격은 금속으로 제작됐고 피부와 지방, 근육은 각각 경도가 다른 실리콘이 쓰였습니다.

로봇에는 압력 센서를 내장해 다리와 엉덩이 어느 부분에 얼마나 힘이 걸리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각종 의료보조 기기와 침대, 휠체어 등을 이용할 때 불편 여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욕창이 발생하기 어려운 의료용 침대 등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합니다.
와세다대학은 의료 교육용 인체 모형 제조업체 교토과학과 공동으로 ‘아기 로봇’을 개발했습니다. 태어날 때 호흡하지 않는 아기에게 다리를 쓰다듬는 등의 자극을 주면 스스로 호흡을 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래도 호흡을 시작 않으면 기관에 튜브를 넣어 호흡을 도울 수 있습니다.

로봇은 압력 센서 및 삽입 감지 센서, 자세 센서를 탑재하고 올바르게 튜브를 삽입 할 수 있었는지 등을 평가할 수있습니다.“신생아의 1~2%가 호흡곤란을 겪는 만큼 미리 연습할 필요가 있다”는게 로봇 개발 이유라고 합니다. 와세다대학 측은 2018년 연습용 로봇으로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나고야 대학은 안구의 구조를 정확하게 흉내낸 인체 모형을 개발했습니다. 눈과 망막을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 진짜 눈과 똑같이 움직일 수 있다네요. 눈 뒤쪽 부분 수술을 반복 연습할 젊은 안과 의사들이 수련하는데 이용한다고 합니다. 2년 이내에 실용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술 중 조그만 잘못으로도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만큼 힘을 감지하는 센서를 내장해 손에 힘이 잘못갈 경우 경고하는 기능도 갖췄습니다.

한편 의료용 로봇은 아니지만 일본 HIS는 올 12월부터 로봇이 접객하고 서비스를 하는 ‘이상한 호텔(変なホテル)’을 도쿄와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등 총 10곳에 신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약 250억엔(약 2500억원)을 투자해 일손부족이 심화되는 지역에 기존 인력대비 4분의1의 인력으로 호텔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로봇을 앞세워 관광명소화 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일본에서 등장하는 ‘인간형 로봇’의 종류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다양한 ‘인간형 로봇’이 등장할지 궁금해집니다. 멀지않은 미래에 정말로 인간과 구별하는 것이 힘든 로봇을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도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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