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잡대'는 무조건 서류탈락"…대우조선해양 채용기준 논란

입력 2017-10-13 07:56 수정 2017-10-13 07:56
대학 5군으로 분류하고 지원 분야별 선발 비중 끼워맞춰
김해영 "사회적 변화 부합하는 제도로 개선해야"


대우조선해양이 신입사원을 선발하면서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지원자를 거르는 기준으로 활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가 이뤄지고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하는 가운데 실력이나 자질이 아니라 학벌로 우선 사람을 재단하던 과거 대기업의 낡은 채용 시스템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은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지분을 70% 가까이 보유했고, 막대한 공적자금 덕분에 회생한 기업인 만큼 향후 직원 채용 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대학 서열표를 만들어 서류전형 평가 기준으로 삼아왔다.

대우조선해양은 출신 대학을 1∼5군(群)으로 구분했는데, ▲ 경인 지역 최상위권 대학교, ▲ 지방국립대학교 및 경인 지역 상위권 대학교, ▲ 경인 지역 및 지방 중위권 대학교, 상위권 대학교 지역 캠퍼스 ▲ 지역별 중위권 대학교 ▲ 기타 대학교 등이다.

회사 측은 서류전형 합격·불합격을 가를 때 이 출신 대학 구분을 지원 분야별로 달리 적용했다.

예를 들어 생산관리 분야는 1군에서 5%, 2군에서 30%, 3군에서 20%, 4군에서 40%, 5군에서 3%를 뽑고, 나머지 2%는 해외 대학 출신에서 선발하기로 했다.

반면, 재무·회계 등 사무 분야는 1군에서 35%, 2군에서 30%, 3군에서 20%, 4군에서 5%를 뽑고, 해외 대학 출신에서 10%를 뽑기로 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이른바 '기타' 대학교로 분류되는 곳을 졸업한 지원자의 경우 아무리 특출난 실력을 갖췄더라도 사무 분야 서류전형에서 무조건 탈락할 수밖에 없다.

이와 반대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졸업생은 생산관리 분야에 합격하기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게 된다.

회사 측은 "전국 모든 대학 출신자에 대한 서류 검토가 고루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회 균등 차원의 채용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지원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부터 서류전형뿐 아니라 면접에서도 출신 대학 안배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신입 공채 면접 결과를 보면, 서울·경기와 부산·대구·울산·경남 지역의 주요 대학에서 적으면 1명, 많으면 4명씩 고르게 지원자를 뽑아 올린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2012∼2014년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심각한 경영난을 극복하는 과정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작년과 올해 신입사원을 모집하지 않았다.

김해영 의원은 "학벌로 사람을 재단하는 낡은 채용 시스템에서 소외된 청년들이 자조하고 슬퍼한다"며 "대우조선해양은 사회적 변화에 맞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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