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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가 116.5명으로 나타난 1990년은 성비 불균형이 최고치를 기록한 해다. 60년 만에 돌아온 ‘백말띠’의 해였기 때문이다.

“백말띠는 팔자가 드세다는 속설이 있어요. 1990년에 여아 낙태율이 가장 높았다는 통계도 있죠. 학창 시절에는 조금만 나서서 뭔가를 하려 하면 어른들이 ‘백말띠라 성격이 적극적이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1990년생 김건우 씨(28)는 기죽어 사는 구공백말띠가 드센 성격(?)을 마음껏 발산할 장을 마련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구공백말띠’를 통해서다. 2014년 말띠 해를 기념해 개설한 이 커뮤니티는 현재 팔로어가 약 5만5000명이 넘는다.

구공백말띠가 주목받는 것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단합이 잘되기 때문이다. 특히 화제가 된 것은 1년에 한 번 열리는 ‘하얀말 운동회’.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수백 명의 사람이 오직 ‘1990년생’이라는 이유 하나로 한자리에 모여 운동회를 연다. 지난해 300여 명, 올해는 500여 명이 모였다. 운동회 참가자는 선착순으로 모집하는데, 모집을 시작한 지 세 시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흰색 운동복을 입고 모여 파도타기부터 공굴리기, 6인7각 등의 경기를 한다. 운동회가 끝난 뒤에는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 유행하던 음악을 틀어놓고 함께 춤추며 ‘운동장 클럽’을 열기도 한다.

운동회 말고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올여름에는 ‘하얀말 수련회’를 다녀왔다. 중학교 수련회를 콘셉트로 해 조교를 선발하고, 신청자에게는 가정통신문을 돌려 부모의 연락처와 사인을 받도록 했다.

1990년생의 고민을 모아 국회의원에게 전달한 ‘하얀말의 회초리’라는 프로젝트도 큰 주목을 받았다.

박해나 캠퍼스잡앤조이 기자 phn09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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