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개최되는 항공·방산축제
수주액 줄고 관람객도 감소 전망
시민단체가 나서 "행사 반대"
방산비리 낙인에 국내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마저 움츠러들고 있다. 정부의 방산비리 척결 기조 속에 국내 방산업계가 위축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에 따르면 오는 17일 개막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의 총 수주금액은 지난 행사 때보다 2억달러 줄어든 10억달러 수준으로 파악됐다. 협회 관계자는 “전시회 수주금액이 줄어들기는 2011년 이후 6년 만”이라고 말했다. 업체들도 행사 규모는 커졌지만 별다른 실속이 없을 것이라며 방산기업들의 ‘잔치’가 돼야 할 행사가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속빈 강정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참가업체는 지난 행사 때보다 19곳 증가한 405개로 집계됐지만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은 줄어들 전망이다. 협회는 올해 관람객이 25만 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행사보다 1만 명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통상 관람객 수를 부풀리고 싶어 하는 주최 측이 예상치를 과거보다 낮게 잡은 것을 보면 실제 방문객은 이보다 더 적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올해 처음 ‘스튜던트(student) 데이’를 개최,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95년 ‘서울 에어쇼’로 출발해 2년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2003년 종합 방산전시회로 바뀌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해왔지만 올해는 참가업체들의 열의도 예전같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국내 간판 업체로 나섰던 한국항공우주(KAI)는 경영진의 횡령 등으로 전면에 서지 못하고 있다.

하성용 KAI 사장이 물러나면서 행사를 지휘하는 협회장 자리도 공석이다. 통상 KAI 사장이 협회장을 겸한다. 지난 10일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지만 정식 임명 전이라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참여연대까지 나서 ‘무기 거래 반대’를 주장하며 행사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점도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행사 분위기는 역대 최악”이라고 꼬집었다. 검찰 수사 대상이 된 KAI를 비롯해 한화 방산부문이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등 정부가 방산업체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시회 ‘무용론’마저 제기하고 있다. 수억원대에 달하는 부스 비용에 비해 전시회에 참가하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보통 방산업체들이 정부를 상대로 거래하다 보니 쉽게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업계가 위축되면서 전시 제품도 2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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