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우호 지분 50% 육박…"아버지 업적 위에 뉴 롯데 세우겠다"

입력 2017-10-12 19:52 수정 2017-10-13 06:25

지면 지면정보

2017-10-13A15면

첫발 내디딘 롯데지주
자산 6조3576억·자회사 42개
순환출자고리 13개로 확 줄여
일본 롯데홀딩스 영향력 감소로
'국적' 논란 해소·투명성 제고

신흥시장서 식품사 M&A 추진
유망 해외사업 지주사가 직접 투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새 기업이미지(CI)를 넣어 제작한 지주회사 깃발을 흔들고 있다. /롯데 제공

12일 롯데지주 출범으로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을 마무리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끝내고 그룹 지배력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주회사 우호지분을 50% 정도 확보했을 뿐 아니라 416개 계열사가 얽히고설킨 상호출자 구조를 2년 만에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는 데 성공해 경영능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주사 출범을 계기로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 롯데호텔을 상장한 뒤 롯데지주와 합병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력을 축소할 방침이다.

◆자회사 수 70개까지 늘린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상장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출범했다. 자산 6조3576억원에 자본금은 4조8861억원에 이른다.

롯데지주는 우선 자회사 요건(상장사 지분 20%, 비상장사 40%)을 충족하는 식품(9개사) 유통(18개사) 관광(1개사) 금융(8개사) 기타(6개사) 등 42개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부사장)은 “향후 공개매수, 추가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화학·건설 분야 13개사를 편입시키는 등 자회사 수를 7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순환출자 고리는 더 줄었다. 기존 67개이던 순환출자고리는 지난달 14일 롯데건설이 롯데쇼핑 주식을 모두 처분해 50개로 줄었고, 롯데지주 출범으로 13개까지 감소했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경영개선실 등 6개 실로 구성됐고, 전체 임직원 수는 170여 명 규모다.

◆신 회장 지배체제 완성…우호지분 47.2%

지주사 출범으로 신 회장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그룹의 핵심 유통·식품 계열사 42개를 거느린 롯데지주를 장악하게 됐다.

롯데지주의 신 회장 우호지분은 50%에 육박한다. 신 회장 개인 지분율 13.0%에 롯데 계열사 지분 27.2%, 잠정적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2.0%)과 롯데재단(5.0%) 지분을 더하면 신 회장의 우호지분은 47.2%에 달한다. 외부 전체 지분(44.4%)보다 많다.

반면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0.3%, 신격호 총괄회장 지분율은 3.6% 수준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4.5%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도 대부분 일본 롯데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지주사 출범은 그동안 롯데그룹을 괴롭혀온 ‘국적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롯데는 이번 지주사 전환이 “신 총괄회장 뜻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이룬 업적 위에 선제적인 혁신으로 뉴 롯데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신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선임된 황각규 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지금의 롯데지주를 보면 대단히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얀마·인도에서 식품 M&A 추진

지주사 출범으로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롯데’도 탄력을 받게 됐다. 별도 사업이 없는 롯데지주가 신흥시장 개척과 M&A, 그룹 소유의 자산 효율화에 주력할 토대가 마련돼 전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병연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은 “미얀마,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식품기업 M&A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호텔을 5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부사장은 “롯데의 해외사업은 중국을 제외하고 최근 3년간 연평균 12% 매출이 늘었다”며 “해외 유망사업은 (계열사가 아니라) 지주사가 직접 투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안재광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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