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인공지능 등 R&D 투자

중국·미국·러시아 등 5개국에 연구소 설립
전 세계 과학자·기술자 수백명 영입
차세대 사업서도 아마존에 '도전장'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3년 동안 150억달러(약 17조415억원)를 투자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기술 연구개발(R&D)에 나선다. 이를 위해 중국 미국 러시아 등에 기술연구소를 세우고, 세계적인 과학자와 기술자 100명 이상을 채용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미국의 아마존을 잡고 나아가 세계 정보기술(IT) 분야 최강자로 올라서겠다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5개국에 기술연구소 7곳 설립

마 회장은 11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한 알리바바 클라우드 개발자들의 축제인 윈치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다모(DAMO)아카데미’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DAMO는 발견(discovery), 모험(adventure), 모멘텀(momentum), 전망(outlook)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마 회장이 즐겨쓰는 다모위안(達摩院)에서 착안했다. 중국의 대표적 무협 소설가 김용의 작품에 나오는 다모위안은 최고의 무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장젠펑 알리바바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다모아카데미 초대 원장을 맡는다. AI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마이클 I 조던 미국 UC버클리 교수와 게놈 분야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조지 처치 하버드대 교수 등 10명의 과학자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첫 단계로 세계적 실력을 갖춘 1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영입할 예정이다. 장 CTO는 “우리 매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파괴적 기술’을 개발할 연구자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중국 베이징과 항저우, 미국 벨뷰와 샌머테이오, 러시아 모스크바, 이스라엘 텔아비브, 싱가포르 등 5개국에 7개 다모아카데미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직원의 절반가량인 2만5000여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를 동원해 AI, 사물인터넷(IoT), 핀테크(금융기술), 양자컴퓨팅, 머신러닝(기계학습), 네트워크 보안 등을 집중 연구할 방침이다.

세계 대학 및 연구소와 공동 연구망도 구축한다. 중국 저장대와 첨단기술연합연구센터, UC버클리와 안전한 실시간 컴퓨팅을 연구하는 실험실, 칭화대와 핀테크 실험실, 중국과학원과 양자컴퓨팅 실험실을 각각 운영할 예정이다. 세계 기술자들에게 개방할 연구 프로젝트인 알리바바 혁신연구(AIR) 계획도 진행한다.

◆세계 혁신 이끄는 엔진 될 것

마 회장이 대규모 R&D 투자에 나선 것은 아마존을 뛰어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사업 분야를 성공적으로 전환했다”며 “다모아카데미는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기업 이상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알리바바는 지난해 127% 성장했다. 중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1위를 발판 삼았다. 다만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3.0%로 1위 아마존(44.2%), 2위 마이크로소프트(7.1%)에 비해 낮다. 알리바바는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투더우를 인수해 아마존의 영상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에도 도전장을 냈다. 다모아카데미를 통해 집중 연구하는 분야 역시 아마존이 거액을 투자해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마 회장이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리바바는 최근 R&D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조사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중국 상장사 중 기술 분야 R&D 투자 1위 기업이다.

마 회장은 이날 “다모아카데미를 통해 미래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알리바바는 중국은 물론 세계 혁신을 이끄는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모아카데미는 전 세계에서 1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00만 개 기업에 수익을 안겨주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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