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임종석 靑비서실장 "사사롭게 국정기록 함부로 다루고 농단"

입력 2017-10-12 16:56 수정 2017-10-12 16:56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조작 의혹…보고와 수습지시 시점 간격 좁히려 한 듯"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사고 보고를 받은 첫 시점을 조작한 정황이 담긴 보고서 파일이 발견된 것과 관련,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보고 시점과 수습지시 시점 간 간격을 좁히려 한 게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1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런 짐작 외에는 저로서는 다른 상상이 잘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실장은 "이러한 내용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께 사실을 알리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해 모든 의혹이 해소되도록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임 실장과 청와대 출입기자들 사이에 오간 일문일답.

-- (문재인)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나.

▲ 보고했다.

대통령도 국민께 알리고 바로잡을 필요 있다고 말씀하셨다.

모든 국민 의혹이 해소되도록 공개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 9월 27일에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이 캐비닛에서 발견됐다 했는데 시점으로는 2주일이 지났다.

이전에 청와대 문건이 발견됐을 때도 당시보다 뒤에 발표해서 정치적 논란이 됐는데 이번에도 시점이 늦춰진 이유는 무엇인가.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한다 했으나 청와대 자체적으로 1보가 늦게 보고된 데 대해서는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논의된 게 있나.

▲ 9월 27일에 저희가 발견한 것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 이 책으로 편철된 기본지침이다.

그 내부 내용에 이렇게 임의로 빨간 줄을 긋고 변경한 사실을 보게 된 건데 저희가 최근에 국가위기관리 상황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본지침을 개정하고 있다.

그 과정에 캐비닛 속 기본지침에 불법 변경이 있었다.

9월 27일에 알게 됐고 제가 보고받은 건 오늘 아침 8시다.

그 사이에 긴 연휴가 있었잖나.

처음에는 보고시간 조작 의혹도 그렇고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관련 사실을 확인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걸렸다.

지난번에 제가 '문건이 발견되는 대로 시점은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고 기록물은 이관하고 최소한 절차를 밟은 후 공개하겠다'고 한 원칙에 따라 공개하는 거다.

왜 1보 보고 시점이 6개월 후에 수정됐느냐에 대해서는 달리 해석하기 어려운 걸로 보인다.

보고 시점과 수습 관련 지시 시점의 간격을 좁히려는 게 아니었나 하는 짐작 외에 다른 상상이 잘 안 된다.

--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당시에 헌재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10시경에 서면보고를 받았고 그 내용은 9시 35분에 상선 세 척과 해경 한 척, 해경함 한 척이 도착했다는 내용이다.

9시 30분에 보고받았다면 보고서 속 9시 35분 내용도 거짓일 텐데 박 전 대통령이 최초 보고받았던 보고서 내용도 조작인가.

▲ 관련한 사실의 연관 관계나 보고 경위 등은 제가 설명하기 어려울 거 같다.

분명하게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당일의 보고서들이 존재하고 약 6개월여가 지난 10월 23일에 네 번에 걸쳐 위기관리센터가 작성한 보고서가 전면 수정돼 있다는 사실이다.

그중 1보 보고 시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닌가 봤다.

3보의 보고 시점도 일부 변경됐고 네 번째 보고서인 오후 네 시의 보고서도 존재하는데 수정된 것은 사라지고 찾을 수 없었다.

-- 당시 대통령이 보고받은 보고서 내용까진 확인 안 되나.

▲ 그렇다.

그건 확인이 안 된다.

-- 위기관리 지침이 불법 변경됐다 하는데 사후에라도 법제처 심사를 받는다든가 하는 흔적이 없나.

▲ 어떤 절차도 없었던 걸로 확인했다.

이미 불법 변경으로 확인했다.

-- 지난번에 전 정권 문건을 전수조사했는데 왜 발견이 안 됐었나.

▲ 지난번 관련 자료는 이미 저희가 기록원에 다 이관했다.

오늘 내용 중에 파일에 관련한 내용은 그때 같이 이관됐으리라 본다.

워낙 자료가 많아서 일일이 못 보고 오늘 확인한 건 이관한 파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찾은 게 아니다.

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개정해 가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위기관리 지침에 이례적으로 볼펜으로 빨간 줄이 가 있고 필사돼 있는 과정을 쫓는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이다.

-- 정치적 고려는 없다고 했으나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관련 의혹이 나오지 않겠나.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특정 인물이 들어가나.
▲ 그 판단을 수사기관이 해야 할 거 같다.

아마 어느 날에 발표했어도 비슷한 정치적 의혹은 제기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일관되게 발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장 이른 시점 내에 하고 있다.

저는 이번 조작 의혹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 정도로 사사롭게 국정 기록을 함부로 다루고 국정농단을 할 수 있었을까.

성격의 심각성 때문에 이걸 반드시 밝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겠다는 말도 그런 취지로 드린 것이다.

-- 파일을 조작한 사람이 파악되나.

▲ 파악 안 됐다.

예단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 이전 정부 관계자들에게 오늘 발표와 관련한 내용을 확인해봤나.

▲ 그런 절차는 따로 밟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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