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경제적 가치(효용)는 어느 정도일까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출판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벨 문학상의 경우엔 노벨상의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 될까요.

아시다시피 올해 노벨 문학상은 일본계 영국인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가 수상했습니다.

일본 언론에서는 외래어 표기 때 사용하는 가타카나로 ‘가즈오 이시구로(カズオ・イシグロ)’로 노벨상 수상자의 이름을 표기하고, 괄호안에 일본식 본명인 ‘이시구로 가즈오(石黒一雄)’로 적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일본계 영국인’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시구로씨가 작품활동을 영어로 했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피’가 섞인 사람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내심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상발표 다음날 주요 신문은 1면에 큼지막한 기사로 이시구로씨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전했고, 호외를 찍은 신문도 있었습니다.

이시구로씨의 책을 일본내에서 유일하게 번역 출판하고 있던 출판사 하야가와서방(早川書房)은 예상 밖 특수를 맞았습니다.

출판대국 일본에선 지하철 출퇴근 만원 시간에도 손에 책과 신문을 손에 든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는 독서강국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한국의 지하철 안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그런 일본에서도 노벨상 수상자의 작품은 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는 ‘특수’의 요인이고, 여기에 ‘일본계’라는 혈연까지 얽히면서 출판사의 기대치가 높아졌다는데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하야가와서방은 10일 이시구로의 책을 51만부 재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시구로의 노벨상 수상 발표 다음날인 지난 6일 22만5000부를 찍기로 한데 이어 추가 재발행을 결정한 것입니다. 노벨상 수상 발표 이후로 총 73만부를 찍는다는 것입니다.

‘나를 보내지마’ 등 30년간 이시구로씨가 집필한 8종의 작품을 증쇄한다고 합니다. 전국의 서점에서 추가주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야가와서방이 노벨상 발표 이전에 판매해 왔던 이시구로의 작품(8종)은 약 100만부라고 합니다.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73만부가 추가됐네요. ‘단순무식한’ 계산입니다만 이시구로씨의 경우, 일본에서 노벨상의 경제적 효과는 최소 책 73만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일만에 73만부의 경제적 효과’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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