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국정원에 피해' 이상돈 의원 "짐작보다 조직적으로 심리전"

입력 2017-10-11 16:22 수정 2017-10-11 18:38
2시간 동안 검찰에 참고인으로 조사받아 "靑에 보고했으리라 생각"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들에 대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벌인 '전방위 비판 공격'의 피해를 당한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검찰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54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 약 2시간 동안 전담 수사팀으로부터 과거 피해 사실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법학 교수 출신인 이 의원은 2011∼2012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 등을 지내 '보수 논객'으로 분류됐으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등에는 쓴소리를 내놓았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의원이 2009년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의견을 내자 그를 '우파를 위장한 좌파 교수'로 규정하고 퇴출·매장하기 위한 여론 조성 심리전을 벌였다.

이후 자유수호국민연합 등 보수단체가 이 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는 이 의원을 비판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조사를 마친 이 의원은 "국정원 내부 문건을 열람해 보니, 예를 들어 국정원에서 팀을 꾸려 나를 감시하는 등 짐작했던 것보다 조직적으로 나에 대한 심리전을 했다"며 "국가 안보를 지켜야 할 국정원이 정권 안보를 위해 치사하고 불법적인 행동을 한 것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문건을 보니 나를 재임용에서 탈락하도록 공작하라고 하더라"면서 "정년보장 교수를 어떻게 재임용 탈락시킨다는 건지 어처구니가 없고, 당시 중앙대에서 내게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건에)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친전'이라고 기재돼 있었다"면서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친전 문서를 보고하지는 않지만 원 전 원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대면한 만큼 최소한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조사에 앞서서도 "기사에 댓글을 달고, 개인 블로그에 욕을 쓰고, 학교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거나 아파트 단지까지 찾아오는 일은 웬만한 사람이 겪으면 충격으로 다 포기하게 됐을 것"이라며 "심리적 충격을 줘 정부 비판을 못 하게 하는 것을 노린 것"이라고 피해 사실을 설명했다.

또 당시 국정원의 '청와대 보고' 여부와 관련해선 "상식적으로 청와대에 보고했으리라 생각한다"며 "성역 없이 수사해 성역 없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 의원을 시작으로 국정원의 '전방위 공격' 의혹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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