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과 LG화학, SKC 등 국내 화학업계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한국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따른 돌파구로 인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12억 명에 달하는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의 플라스틱 소비국이기도 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이 지난 5월부터 국내 최초로 상업생산(연 3만t)을 시작한 염소화폴리염화비닐(CPVC)의 주요 수출 국가는 인도다. 기존 폴리염화비닐(PVC)에 염소 함량을 10%가량 높인 CPVC는 열과 압력, 부식에 강해 산업·소방·온수용 배관 원료로 두루 쓰인다. 인도 정부가 2019년까지 11조7000억원을 투입해 화장실 6000만 개와 하수도관 시스템을 설치하는 위생환경 정책인 ‘클린 인디아’를 추진하면서 CPVC와 PVC 수요가 늘고 있다.
한화케미칼과 LG화학은 연간 PVC 생산량인 150만t의 3분의 1 이상을 인도에 수출하고 있다. 기술 수준이 한 단계 높은 CPVC는 세계적으로도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대(對)인도 화학제품 수출액은 13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6% 증가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자동차 시장도 국내 화학업체들에는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 시장은 2012년 이후 매년 평균 8.3%씩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가 대기오염 저감을 이유로 2030년부터 휘발유·경유차를 퇴출하고 전기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인도 최대 자동차 회사인 마힌드라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힌드라는 전기차 기술개발 프로젝트인 ‘EV2.0’을 추진하고 전기차 분야에 약 9400만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전기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형 전기차인 e20도 생산 중이다.

SKC와 일본 미쓰이화학의 폴리우레탄 합작사인 MCNS도 연내에 자동차 공장이 모인 인도 첸나이에 폴리우레탄 생산기지인 시스템하우스를 완공할 계획이다. 시스템하우스는 폴리올 등의 원료에 첨가제를 혼합해 수요처에 맞춘 폴리우레탄을 생산하는 거점을 의미한다. 폴리우레탄은 자동차 시트와 쿠션부터 건축·냉장용 단열재로 두루 쓰인다. MCNS는 첸나이에 생산시설이 있는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닛산 협력업체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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