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통화 스와프 연장, 중국 지도부 판단만 남았다

입력 2017-10-10 19:32 수정 2017-10-11 05:39

지면 지면정보

2017-10-11A8면

사드배치 갈등 불거지며 양국간 협상 타결 안돼
일단 계약기간은 만료

양측 모두 필요성엔 공감…기존 조건대로 새 계약 추진
중국 당대회 이후 결론 날 듯
한국과 중국의 통화 스와프 계약이 10일 만료됐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통화 스와프를 재연장하기 위해 중국 측과 계속 협상했지만 이날까지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중 통화 스와프는 일단 종료됐다. 다만 중국 지도부의 최종 결심에 따라 새로운 한·중 통화 스와프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위안 통화 스와프 일단 ‘종료’

10일 기획재정부와 한은에 따르면 3600억위안(약 560억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 스와프 계약이 공식 만료됐다. 통화 스와프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는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서로 통화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외환보유액과 함께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정부와 한은은 이날도 계약을 재연장하기 위해 협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모든 게 완결되지 않았고 한·중 당사자 간 관련 회의가 오늘도 있다”며 “기존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협의가 마무리되면 더 좋지만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부터 통화 스와프 재연장에 무게를 두고 의견을 조율해왔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연장에 공을 들이며 중국 측과 물밑 협상을 이어왔다”며 “이번 추석 연휴 직전까지도 협상이 계속됐지만 사드 갈등에 부담을 느낀 중국 측 실무진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한은과 중국 인민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 처음으로 1800억위안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엔 통화 스와프 규모를 3600억위안으로, 만기는 2014년 10월로 늘리는 계약을 맺었고 2014년 10월 이를 3년 연장했다. 한·중 통화 스와프 규모는 한국의 전체 통화 스와프 계약 체결액(1220억달러)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기존 조건 그대로 새 계약 추진”
정부와 한은 안팎에선 계약 만기를 넘기긴 했지만 사실상 재연장 쪽으로 실무진 간 이견이 좁혀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존 계약은 끝났지만 통화 스와프 규모 등 세부 조건이 만료 전 계약과 동일한 새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한·중 통화 스와프가 재연장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규모 등 세부 조건은 기존 계약과 거의 같아 협의 대상이 아니다”며 “협의의 핵심은 만기 (재)연장 여부”라고 말했다.

중국도 통화 스와프에 반대할 이유는 많지 않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중국이 홍콩(4000억위안)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한국과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중단하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통화 스와프 체결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다만 “아직 협의 중이고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며 “발표 시점이 정해지면 최대한 빨리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지도부를 확정하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오는 18일 시작되기 때문에 그 이후 통화 스와프 관련 공식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통화 스와프라는 경제 이슈가 이미 사드 배치와 맞물려 정치 이슈가 된 만큼 재연장이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재연장이 불발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은정/김일규/오형주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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